[사설]신속안건 되자마자 의원數 확대 군불 때는 꼼수정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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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선거제 개편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마자 이 4당 내에서 국회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평화당은 2일 의원총회에서 여야 4당이 합의한 선거제 개편안 중 지역구 축소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민주당은 대외적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지역구 통폐합 대상이 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지역구 축소에 반발하는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에 올린 권역별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국회의원 수를 현행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석을 28석 줄이고, 비례대표 의석을 그만큼 늘리는 것이 핵심이다. 이대로 선거제가 바뀌면 서울에서만 지역구 7개가 없어지고 부산·울산·경남 5개, 광주·전남·전북 6개가 각각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시행할 경우 ‘초과 의석’이 발생해 의석수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의석수 확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일부 지역구를 줄여 현행 300명을 유지키로 한 것이다.

그런데 지역구 의석 축소를 전제로 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던 여야 4당에서 패스트트랙 지정이 마무리되니까 슬그머니 지역구 축소 대신 의원수 확대로 방향을 바꾸자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표변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의원수 확대에 대해선 국민들의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다. 국회의원 1명이 늘어나면 한 의원실에만 연간 7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이런 상황을 충분히 알면서도 패스트트랙 지정이 되자마자 의원수 확대에 군불을 때는 행태는 자신들의 기득권은 조금도 내놓지 않겠다는 행태이며, 정파적 유불리만 따지는 꼼수다.

패스트트랙 지정은 내용을 확정하는 게 아니라 최장 330일간 법안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절차다. 선거제 개편안은 이제 논의의 테이블에 오른 것에 불과하다. 여야 모두 정략적인 꼼수정치를 버리고 진지한 협상을 준비해야 할 때다.
#패스트트랙#선거제 개편안#의원수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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