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일주일 20건 ‘페북’ 올리는 조국, 민정수석 그리 한가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3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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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어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검찰개혁과 관련해 국회 사법개혁특위의 미진한 활동을 지적한 한 일간지 칼럼을 공유하고 게시 글을 썼다. 요즘 조 수석은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쓰고 있다. ‘국민과 직접 소통’을 앞세우는 청와대라지만 그 내용이나 형식, 횟수 모두 민정수석으로서 적절한 처신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조 수석은 지난 보름 동안 21일 하루만 빼고 매일 언론사 기사 게시, 게시물 공유, 글쓰기 등 ‘페북 활동’을 했다. 어제까지 일주일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이 20건으로 하루 평균 3건꼴이다. 19일에는 6건이나 올렸다. 내용도 다양하다. 한 인터넷 언론의 ‘IMF발 한국경제 먹구름 보도의 허구’라는 기사를 게시했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악마는 엘리트를 사랑한다’는 말씀을 소개하면서 “나를 포함한 고위 공직자가 명심해야 할 말”이라고 썼다. 3건은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된 글이었다. 아침 이른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올린 글도 있지만 홍보 담당자가 아닌 이상 보통 공무원이나 회사원이라도 일과 중에 이 정도 수준의 ‘페북 활동’을 한다면 따가운 눈총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조 수석의 역할은 ‘민정’이다.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입법 사법 등 각종 법률 문제에 대해 대통령을 보좌하는 것이 주 업무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국가정보원 개편, 자치경찰제 확대 등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권력기관 개혁도 조 수석이 국회와 관련 부처를 설득해가며 이끌어 가야 하는 주요 현안이다. 그런데도 조 수석은 해야 할 본업에 대한 결과를 보여주진 않고 남의 일 평가하듯 유체이탈식의 ‘페북 홍보’만 보여주고 있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대통령 비서의 자기 홍보가 아니라 국정 보좌의 성과다.
#조국 민정수석#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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