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전 부사장은 5일 미국 뉴욕발(發) 대한항공 1등석에서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승무원과 사무장을 질책하고 이륙 준비 중인 항공기를 되돌려 사무장을 내리게 했다. 250여 명의 승객이 탄 비행기를 돌려세워 사무장을 내리게 한 행위는 명백히 잘못된 행동이다. 조 전 부사장이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인격 모독적인 말과 행동을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건이 공개된 뒤 대한항공은 오너의 맏딸인 조 전 부사장을 의식해 사건을 축소하고 변명으로 일관해 사태를 악화시켰다.
어렵게 기업을 일으킨 재벌 1세대나 부친의 어려움을 지켜본 2세대와 달리 3, 4세대는 태어날 때부터 고생을 모르고 성장했다. 겸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도 있지만 그릇된 선민(選民)의식에서 비뚤어진 처신을 하는 이도 적지 않다. 오너 경영인들이 아무리 잘못된 행동을 해도 기업 내에서 직언을 못하는 한국적 기업 문화의 병폐도 다시 드러났다. 이번 사건으로 조 전 부사장 개인은 물론이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전체가 큰 타격을 받았다. 국내외에서 대한항공의 이미지도 실추됐고 임직원들은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조현아 파문’이 반(反)기업 정서를 한층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작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