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노총의 從北 민얼굴 드러낸 ‘골든벨 막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14일 03시 00분


통합진보당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민주노총이 어제 통진당 지지 철회 여부를 논의했다. 통진당 비례대표의 경선부정이 드러난 뒤 민노총은 비례대표 사퇴와 당내 혁신을 하지 않을 경우 지지를 철회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통진당은 경선부정의 당사자로 거론된 이석기, 김재연 의원 제명안을 지난달 말 의원총회에서 부결시켰다. 이제 민노총이 통진당 지지 철회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신뢰성을 의심받을 판이다.

지난 주말 민노총이 주최한 ‘8·15 노동자 통일골든벨’ 행사에선 북한의 독재집단에는 존칭을 붙이면서 우리나라 지도자들에게 막말을 하는 내용이 많았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당시 나이, 대한민국 국민의 원수 이명박과 공천 뒷돈 받아 처먹은 년의 나이를 모두 더하면 몇 살이냐”는 식이다. 골든벨 참가를 위한 족집게 문제라며 민노총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2012 교육지-문제로 푸는 8·15 자주통일정세’라는 글도 김정은 집단이 썼나 착각할 만큼 친북반미적인 주장이 가득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평화는 더없이 중요하다. 그러나 민족의 존엄과 자주권이 더 귀중하다’라며 고수 발전시켜 가겠다고 천명한 선대 지도자의 노선은 무엇인가”라고 묻고 ‘자주노선’을 답으로 제시했다.

민노총이 통진당에 제명을 요구한 이, 김 의원은 종북(從北) 성향이지만 민노총 지도부 역시 통진당 옛 당권파와 비슷한 종북 성향을 지니고 있다. 통진당 옛 당권파의 ‘얼굴마담’ 격이었던 이정희 전 대표는 민노총이 골든벨 행사를 연 날 페이스북을 통해 “평화통일을 위해 애쓴 사람들이 종북으로 매도됐다”며 평화통일과 주한미군 철수가 진보정치의 과제라고 주장했다. 4·11총선 전 여론조사 조작과 관련된 경찰 조사에서는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북한 독재집단과 판박이 주장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조합원들로 구성된 민노총은 노동자의 권익과 복리 향상이 아니라 종북 노선을 추구하며 극좌 정치세력화에 골몰하고 있다. 국내 노동조합 조직률이 작년 말 9.8%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것도 민노총에 대한 노동자들의 실망감과 관련이 깊을 것이다.
#사설#통합진보당#민주노총#미노총 지지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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