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문병기]청문회 통해 본 박재완 후보자 ‘기대半 우려半’

  • Array
  • 입력 2011년 5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문병기 경제부 기자
문병기 경제부 기자
이명박 정부 ‘3기 경제팀’을 이끌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25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경제정책 방향으로 물가안정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서민생활 안정 및 경제체질 강화, 성장잠재력 제고를 제시했다. 동반성장 및 사회안전망 확충으로 계층 간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4년차에 접어든 정부의 마지막 경제장관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후보자는 야구의 마무리 투수와 같다. 가장 긴박한 승부처에서 등판해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승리를 확정짓는 것이 마무리 투수의 역할이다. 좋은 마무리 투수는 위기를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는 승부구, 그리고 냉철하면서도 저돌적인 면모가 필요하다.

청문회라는 시험등판에 나선 박 후보자는 기대와 함께 우려를 남겼다. 먼저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온기가 서민에게 전달되지 않은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고 정면 돌파를 택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 등 요직을 거치며 쌓은 전문성으로 시간대별로 공공요금을 차등 부과해 요금 인상요인을 해소하면서 물가도 안정시키겠다는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은 점도 돋보였다. 특히 고용부 장관을 지내 일자리 창출로 승부수를 띄울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하지만 관건은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정책을 구현하느냐는 것이다. 최근 치러진 4·27 재·보궐선거 결과가 공정사회라는 말잔치에 비해 지지부진했던 성과 탓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첫 시험대는 서민생활을 위협하는 물가다. 연초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과 같은 공급요인으로 상승했던 물가는 개인서비스, 가공식품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성장에 맞춰 운영되던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정책의 방향을 틀어 물가 안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저돌적인 면모에서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거센 포퓰리즘 파고(波高)를 막아내야 하는 것도 경제팀 수장인 박 후보자의 몫이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무상복지에 대해서는 단호한 반대의사를 표명했지만 한나라당 일각에서 부는 감세 철회와 대학기부금 세액공제 등 반값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는 “검토해 보겠다”고 답해 불씨를 남겨뒀다.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몸을 던져 기꺼이 가시밭길을 걷겠다”고 다짐했다.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신뢰로 바꿔놓기를 기대한다.

문병기 경제부 weapp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