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이런 재보선을 계속 치러야 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3월 17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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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재·보궐선거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후보들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에는 전직 MBC 사장들이 총출동하는 등 여야 후보들의 경선 열기기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선 경기 분당을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출마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후보들의 교통정리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천당아래 분당'으로 불릴 정도로 한나라당 강세 지역인 이 곳에선 후보 경선을 앞두고 강재섭 전 당 대표 등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정운찬 전 국무총리 카드는 아직 살아있다고 합니다. 분당을 후보 공천을 둘러싸고 여권 내부 실세들의 권력 투쟁이 치열하다는 소문도 파다합니다.

김해을에선 전 현직 대통령의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총리로 지명했지만 낙마했던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 경선전에 뛰어들었고 야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인 김해를 절대 양보할 수 없다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습니다.

이런 재보선 현장에 그 흔한 민생 구호는 실종된 지 오래입니다. 평소 1년에 상 하반기 두 차례 실시되는 재 보선은 여야가 명운을 걸고 격돌하는 현장입니다. 해당 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의 흠결로 치러지는 선거를 놓고 여야가 중앙당 차원에서 낯을 붉히는 모습은 누가 봐도 답답합니다.

그런 선거에 국민들의 엄청난 '혈세'가 들어가는 것도 문제입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강원도지사 보궐선거의 관리비용만 113억원이나 된다고 밝혔습니다. 이 비용은 재보선 사상 단위 선거구로 최대 규모입니다. 지난해 6·2 지방선거를 치른 지 불과 10개월 만에 유권자 1인당 1만원 씩 내고 다시 선거를 치르는 셈입니다.

이번에 재 보선이 실시되는 나머지 국회의원 선거구 3곳에도 국민들의 혈세가 들어가긴 마찬가지입니다. 이 3곳에만 새롭게 36억7900만원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해 10월 재보선까지 재보선이 모두 22차례, 560곳에서 실시됐는데 선거비용만 1710억원이나 됐습니다.

선진국들은 잦은 재보선으로 인한 예산낭비를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놓고 있습니다. 프랑스에선 의원 결원이 생길 경우 우리나라의 재보선을 치르지 않고 사전에 미리 등록된 대리후보로 교체합니다. 이웃 일본에선 보궐선거 실시기준이 매우 엄격합니다. 우리도 이번 기회에 재보선 시스템을 바꾸는 논의를 본격화해야할 것입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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