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기후변화 시대 어떻게 살 것인지 묻는 ‘물 폭탄’

동아일보 입력 2010-09-24 03:00수정 2010-09-24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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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연휴 첫날인 21일 수도권 하늘이 뻥 뚫렸다. 서울 광화문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고 서울의 8000여 가구를 비롯해 전국 1만4000여 가구가 침수 피해를 봤다. 주요 도로들이 통제됐으며 지하철 운행도 일부 중단됐다. 게릴라성 폭우에 기상청의 예보는 크게 빗나갔다. 중부지방에 20∼60mm가 내릴 것이라던 비가 서울 259.5mm 등 예상치의 4배가 넘게 쏟아졌다.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8년 이후 가장 많은 비를 뿌린 9월 하순 폭우였다.

정확한 예보를 내놓지 못한 기상청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지만 요즘 날씨는 예측을 뛰어넘는 의외성이 있다. 그럼에도 기상청은 돌발적이고 국지적인 날씨 변화에 대비해 예보시스템을 확충하고 세분하는 방안을 서둘러 강구할 필요가 있다.

종잡을 수 없는 날씨는 과거 기록을 별 의미 없게 만들고 있다. 올해 여름(6∼8월) 기온은 평균보다 1.3도나 높았고 8월 강수(降水) 일수는 1973년 이래 가장 많았다. 기상의 극심한 변동은 기본적으로 세계적인 기후변화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그렇다고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배수용량을 무조건 크게 늘리는 등 국가예산을 쏟아 부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폭우 피해지역 가운데 수해가 극심했던 서울 강서구와 양천구 일부는 상습 침수지역으로 꼽힌다. 서울의 상습 침수지역은 과거보다 크게 줄었다. 수방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온 덕분이다. 하지만 이곳처럼 큰비가 올 때마다 매번 피해를 보는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추가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좀 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줘야 한다. 서울의 경우 빗물이 배수관을 통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역류하는 바람에 피해가 더 커졌다. 과거 빗물펌프장과 배수관의 설계기준인 10년 강우빈도(시간당 75mm)는 기후변화 시대에는 너무 느슨하다. 신규 시설부터 설계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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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지난 100년 동안 지구평균 기온상승폭(0.74도)의 2배인 1.5도가 상승했고 2050년까지 2000년에 비해 2도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은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8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후변화의 사전 대응이 국가적 과제가 돼야 한다. 4대강 사업을 통해 물그릇을 키우는 것도 선도적 기후변화 대책이다. 국민도 스스로 대비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 기후변화 시대를 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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