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재정난 지자체들 자구노력부터 하라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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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올해 1∼7월에 거둔 부동산 취득세 등록세는 1조7368억 원으로 당초 예상했던 금액 2조81억 원보다 2713억 원(13.5%)이나 모자랐다. 취득세 등록세는 전체 세수(稅收)의 30%를 차지한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예산을 편성할 때 전국에서 지방 세수가 52조6000억 원이 걷힐 것으로 전망했으나 부동산 경기의 침체로 47조90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최근 수정했다. 재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상황이 비슷할 것으로 내다보고 세수 전망치를 매년 5조 원가량 줄였다.

세수가 줄어들면 서울시 등 광역자치단체는 자체 예산만이 아니라 취득세 등록세의 절반을 자치구에 나눠주는 교부금을 줄일 수밖에 없다. 지자체들이 종전처럼 마구잡이로 사업을 벌이다가는 사실상 파산상태에 빠질 수 있다. 지자체들이 발행한 지방채 잔액은 2009년 한 해에만 34%가 늘어 25조5500억 원까지 치솟았다. 행정안전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자체에 한도 이상의 지방채 발행을 허용해줬기 때문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세수 부족으로 재정적자가 커지자 보유 부동산과 가구까지 경매에 부치고 있다. 공무원은 강제 무급휴직에 들어가고 교도소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수감자를 조기 석방했다. 우리나라는 지자체 파산제도가 없기 때문에 지자체 금고가 바닥나면 중앙정부가 떠맡도록 돼 있다. 하지만 호화 청사 건축과 낭비성 축제 등으로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한 지자체들에까지 국민 세금을 대줄 수는 없다.

행안부는 지자체의 재정위기에 대비해 위기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다. 재정난이 우려되는 지자체들은 과감한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인천시는 도시철도본부와 인천메트로를 통합하면 연간 150억 원의 인건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행안부는 구조조정을 잘하는 지자체와 그렇지 못한 지자체를 구분해 국고보조금을 차등 지원하는 방식으로 씀씀이 줄이기 경쟁을 유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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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회도 책임이 크다. 호화 청사 건립에 따른 후유증으로 모라토리엄(지불유예) 소동을 빚었던 경기 성남시는 다수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시청사 이전 예산안을 편법으로 통과시키면서 문제를 키웠다. 지자체에 대한 감시를 포기한 채 거수기 노릇만 하고 있는 지방의회가 달라지지 않으면 재정위기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다. 방만한 재정 운용의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에게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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