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국경제 잠재적 불안요인 간과할 수 없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20 03:00수정 2010-09-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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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남용 부회장이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의 새 경영사령탑에 17일 선임됐다. 같은 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향후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 경기에 대해 조금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 내년에 삼성전자가 어려워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선전(善戰)은 한국이 2008년 9월 본격화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적잖게 기여했다. 그러나 세계 전자업계의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내년 시장 전망에 대한 우려도 나오면서 두 회사의 고민이 커졌다. 국내외에서 한국 전자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인으로 꼽히는 이건희 구본무 회장의 위기감 표출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주요 20개국(G20) 중 다섯 번째로 높은 6.1%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8월 민간부문 취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59만9000명 늘었고 실업률도 낮아졌다. 올 상반기 수출액이 처음으로 세계 7위에 오르면서 ‘수출 G7’에 진입했다. 주가와 증시 시가총액은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으로 높아졌고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도 증가했다.

그러나 긍정적 지표들에 도취해 우리 경제의 잠재적 불안요인들을 간과하는 것은 금물이다. 전자 자동차 조선 철강 등 몇 개 주력산업의 경기 부침(浮沈)에 따라 출렁거리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신한금융 사태가 코리안 디스카운트에 대한 또 다른 빌미를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엔화가치의 급등은 우리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에 도움이 되지만 앞으로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질 가능성도 높다. 제조업보다 해외변수의 영향을 덜 받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은 제자리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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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1994년과 1995년 원화 약세와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반도체 경기가 꺾이고 엔저(低) 유도를 위한 주요 7개국(G7)의 역(逆)플라자 합의로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면서 1996년 무역수지가 급격히 악화했고 결국 다음 해 외환위기로 이어진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년에 반도체 및 LCD 경기 악화와 급격한 원고(高)가 나타나면 경제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 통화의 국제적 위상이 낮고 소규모 개방경제인 한국은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항상 위기의식을 늦추지 않고 ‘경제의 안전벨트’를 단단히 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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