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김지현]연예인은 ‘봉’?… 사소한 사건도 ‘로또 심리’에 몸살

동아일보 입력 2010-09-06 03:00수정 2010-09-0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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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경찰서에는 유독 연예인 관련 사건이 많이 접수된다. 연예 기획사와 연예인 거주지가 강남 일대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사소한 폭행 사건도 연예인이 연루되면 사람들의 관심은 배로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연예인에 대한 ‘애증 어린’ 관심을 악용하는 사건도 자주 발생한다.

최근 발생한 탤런트 이민기 씨의 폭행 연루 사건도 그랬다. 지난달 20일 오전 강남구 청담동 한 술집 앞에서 싸움이 벌어졌다. 금요일 새벽, 취객들 사이에 생길 수 있는 ‘작은 소동’이었지만 이 씨가 연루되면서 얘기가 커졌다. 경찰에 따르면 허모 씨 등 30대 두 명은 주차장에 있던 4명을 발레파킹 요원으로 오해하고 “야, 차 좀 빼와”라고 반말을 하다 시비가 붙어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먼저 현장을 떠난 4명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이 씨와 자리를 함께한 지인들임을 확인하고 이 씨 소속사에도 알렸다. 소속사는 “이 씨는 싸움이 나기 전 먼저 일어났다”는 증인들의 진술을 경찰에 제출했다.

피해자들도 경찰 조사 때는 “이 씨로부터는 맞은 기억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 씨가 연예인인 사실을 알게 된 뒤 이들은 태도를 바꿨다. 이 씨를 폭행 혐의로 고소한 뒤 이 씨 매니저에게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합의금으로 10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주면 문제 삼지 않겠다”고 한 것. 이 씨 소속사 측은 5일 “악의적인 거짓 주장으로 배우로서의 이미지가 훼손됐다”며 “명예훼손과 공갈 및 무고 혐의로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자메시지와 녹취 파일을 전달받아 조사 중인 강남서 측은 “이 씨가 연예인이다 보니 억울하게 얽힌 것으로 보인다”며 “이 씨가 현장에 없었음이 입증되면 허 씨 등을 무고죄로 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7월 강남구 논현동에서 발생한 여성 탤런트 고은아 씨의 폭행 사건도 비슷한 양상이다. 고 씨는 옆 테이블 일행이 “연예인이면 다냐”며 인신공격적인 발언을 하자 화가 나 이들 중 한 명의 뺨을 때렸다. 문제는 그때부터였다. 피해자가 고 씨에게 수백만 원의 합의금을 요구한 것. 고 씨는 “합의금을 줄 바에는 벌금을 내겠다”며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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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관심을 흠뻑 받으면서 ‘준(準)공인’으로 살아가는 연예인들의 폭행 시비 소식이 보기 좋을 리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로또 심리’도 꼴불견이기는 마찬가지다. 연예인이 ‘봉’은 아니지 않은가.

김지현 사회부 jhk8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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