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두관 안희정 지사 江살리기 안할 거면 손떼라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8월 3일 03시 00분


국토해양부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는 김두관 경남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관내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반대하면 사업권을 내놓으라는 요지의 공문을 보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할 건지 말 건지를 6일까지 밝혀달라는 것이다. 한나라당도 “경남과 충남지사는 4대강 사업 위탁 부분에 대한 계속 진행 여부를 공식적으로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지사는 정부 공문에 대해 “6일까지 답하기는 어렵고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들어 판단하겠다”면서도 “우리 쪽 요구를 들어주면 4대강 사업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안 지사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정부의 태도는 무례한 처신”이라며 “4대강 사업 재검토 특별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회신하겠다”고 밝혔다. 군색한 답변이다. 선거기간에 4대강 사업을 한껏 반대했으니 찬성하기도 어렵고, 주민이 좋아하는 사업을 무조건 반대하기도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4대강 사업 가운데 지자체장들이 찬성하는 한강과 영산강은 공사가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낙동강과 금강은 대부분 주민과 상당수 시장 군수들이 찬성하고 있는데도 도지사의 반대로 일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김 지사와 안 지사는 정부의 요구에 대해 지금이라도 찬반 태도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두 지사가 ‘절대 반대’에서 한걸음 물러서 4대강 사업을 보완해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꾼다면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서는 정부에 시정을 건의해 반영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주민을 위하는 길이다.

민주당은 6·2지방선거를 통해 국민이 4대강 사업을 거부했기 때문에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7·28 재·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원인에 대해서는 뭐라고 설명할 것인가. 지역 주민이 찬성하고 경제와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정치적 타산에 연결시키려고 했지만 이번 재·보선에서 유권자들은 냉랭했다. 4대강 사업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도지사와 시장 군수들이 먼저 정비계획을 세워 중앙정부에 해달라고 졸라야 할 것들이다.

도지사들이 끝내 사업 거부의사를 밝히면 중앙정부는 보 설치와 준설 및 둑 보강 등 치수공사 사업권을 회수해 직접 시행해야 한다. 습지와 공원 조성 등 생태하천 사업은 지자체의 몫이다.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법 테두리 내에서 각자 할 일을 다한다면 4대강 사업을 둘러싼 혼란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