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중국인 관광객 유치, 일본 대만과의 경쟁에서 이기자

  • 동아일보

올해 해외여행을 하는 중국인은 지난해보다 5% 이상 늘어나 5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중국인의 해외여행은 전년보다 4% 늘어났고 씀씀이는 16% 증가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한국에서도 ‘큰손’이다. 올봄 서울을 찾은 중국인의 평균 지출액은 2203달러로 일본인의 1229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5월 말까지 중국인 관광객 66만 명이 한국을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의 증가율을 보였다.

중국인의 한국관광 붐을 이어가려면 우리의 서비스가 개선돼야 한다. 경기개발연구원이 올해 3월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인의 한국여행 만족도는 인근 10개국 중 9위에 그쳤다. 특정업소에서 쇼핑하도록 강요받거나 관광 중 한국인에게 무시당하는 느낌을 받았다는 불만이 높았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다시 찾고 싶어 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한국관광을 추천할 정도가 돼야만 한국관광산업이 커갈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는 효과가 높은 경기부양책이다. 내수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은 지난해 7월 중국인 부유층을 상대로 개인 관광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한 데 이어 다음 달부터는 중산층에도 비자를 주기로 했다. 소득 기준을 현재의 연 25만 위안(약 4500만 원)에서 3만∼5만 위안(약 550만∼900만 원)으로 낮춰 비자 발급 대상자를 현재의 10배인 1600만 명으로 늘리려는 계획이다. 일부 현(縣)은 중국인 관광객을 데려오는 여행사에 보조금을 준다. 대만은 중국인 관광객 입국을 2008년 전면 허용해 지난해 100만 명에 이어 올해 120만 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중국인의 관광비자 신청서류를 대폭 간소화했지만 더 줄일 것은 없는지 중국인의 시각에서 점검할 필요가 있다.

힌두교를 믿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기념품 가게들이 힌두신 조각상 대신 불상을 모셔놓자 한 외국 신문이 “중국인의 기호에 맞추느라 신의 얼굴까지 바꿨다”고 보도했다. 우리도 일본 대만에 앞서 중국인의 관심을 끄는 노력을 해야 한다. 중국기업 ‘신생활집단’의 우수 사원 1516명을 초청해 관광과 함께 건강검진과 진료상담을 해준 영남대의료원의 사례는 칭찬받을 만하다. 워커힐호텔의 한류 디너쇼 ‘꽃의 전설’ 같은 콘텐츠 개발도 계속 이어져야 한다. 성장 수출산업인 관광산업에 우리 일자리가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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