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의 충남 당진 일관(一貫)제철소가 어제 준공돼 본격 생산을 시작했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철광석보다 비싼 고철(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드는 전기로를 가동하다 이번에 고로(高爐)제철소를 지어 원가 경쟁력을 갖추었다. 올해 11월 2고로가 완공되면 연간 800만 t의 제강 생산능력을 보유해 기존 전기로를 합해 연산 1950만 t, 세계 12위의 제철소로 도약한다.
한국도 당진제철소의 준공으로 고로의 경쟁시대를 맞았다. 세계 철강산업은 현재 원가 상승과 과잉생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내수시장을 넘어서 수출에 힘을 쏟고 기술경쟁을 벌인다면 한국의 철강산업이 더욱 강해지는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포스코는 100년간 사용된 고로 방식의 제철 프로세스를 혁신적으로 바꾼 파이넥스 공법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세계적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제철도 포스코처럼 기술혁신을 이뤄 내야 한다.
포스코는 최근 세계적 철강 전문 분석기관인 WSD 평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철강회사’로 선정됐다. 23개 부문 중 기술력 재무건전성 원가경쟁력 노동숙련도 등은 최고점수를 받았다. 포스코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포항제철소와 혁신에 적극적인 광양제철소가 성공사례를 서로 벤치마킹해 혁신의 성과를 공유했다. 당진제철소도 세계 선도(先導)기업인 포스코의 장점을 따라 배우면서 기술 및 생산성 경쟁을 벌인다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당진제철소 준공식에서 “기업이 투자를 통해 지역에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기여하는 것이 진정한 애국”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이 2004년 당진의 한보철강을 인수한 이후 당진군이 유치한 기업이 830곳에 이르며 당진 인구는 5년간 2만 명 가까이 늘었다. 1, 2고로에 총 6조2300억 원이 투자된 당진제철소는 일자리 17만 개, 생산유발효과 24조 원과 수입대체효과 8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기아차와 현대제철의 시너지효과도 기대된다. 자동차용 강판 개발을 위해 일본 도요타자동차와 신일본제철, 독일 폴크스바겐과 티센크루프스틸, 중국 상하이자동차와 바오산강철이 손을 잡았다.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자동차 판재 양산에 이어 2013년 이후 초고강도강 같은 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당진제철소가 자동차강판 전문 제철소로 국제경쟁력을 갖춘다면 현대·기아차그룹은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갖춘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