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동아논평]카피 제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5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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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카피 제로' 캠페인이 열렸습니다. 정부와 관련 업계가 불법 소프트웨어 복제를 획기적으로 낮추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입니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은 "2010년을 우리나라가 저작권 침해국가에서 보호국가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600개 공공기관과 1200개 민간기업의 소프트웨어 사용실태 조사 등 후속작업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우리나라는 2008년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이 43%였습니다. PC 사용자의 절반 가까이가 불법 소프트웨어를 쓰고 있는 겁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꼴찌에서 8번째로 나쁜 성적이죠. 피해액은 1년에 7000억 원 정도 됩니다. 미국이 20%로 가장 낮았고 이어 일본이 21%였습니다. 정부는 2012년까지 OECD 국가의 평균치인 35%수준으로 낮출 계획입니다.
캠페인을 주관한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의 김은현 상근부회장은 "마트에서 빵을 그냥 들고 나오면 절도죄로 처벌받는다는 것은 다 인정하면서도 유료 소프트웨어를 불법 복제해 쓰면서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게 우리 현실"이라고 아쉬워했습니다. '카피 제로' 홍보대사인 개그맨 남희석 씨는 "제가 사회를 보는 '미녀들의 수다' 출연자들이 '한국은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공짜여서 좋다'라고 말해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털어놓았습니다.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를 비롯해 스포츠 예술 부문에서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적으로 기량을 떨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 1등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계 꼴찌 수준인 것을 빨리 개선시키는 것도 국격을 높이는데 꼭 필요합니다. 소프트웨어 불법복제가 그 중 하나입니다. 불법복제가 줄어 소프트웨어 유료 구매가 늘어나면 관련 산업이 커지고 일자리도 늘어납니다. 물론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유료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이 적정해질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정부는 개인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사용하는 경우에도 민사상 책임을 지도록 저작권법을 개정할 계획입니다. 지금은 업로더 즉 파일을 올리는 사람만 처벌하고 있죠. 동아논평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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