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홍완기 "국내 암연구 예산 美의 270분의 1"

  • 입력 2001년 9월 10일 18시 46분


“아무리 좋은 치료법이 나와도 암 발생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암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미국암연구학회 홍완기(洪完基·60) 회장은 10일 “정상세포가 암의 전(前)단계 세포에서 암세포로 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앞으로 암 연구의 방향이다”고 밝혔다.

10일부터 14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암연구학회 국제 학술대회’ 강연자로 초청돼 내한한 홍 회장은 지난해 국내 의학자로는 처음으로 미국 암연구학회 회장에 선임됐다.

그는 올 4월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암전문 병원인 미국 텍사스의대 MD앤더슨 암병원에서 종양내과 최고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그는 특히 흡연이 암 발생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선진국일수록 위암과 자궁암보다는 폐암과 대장암, 유방암 등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만큼 흡연뿐만 아니라 고기류 섭취 등을 줄이고 야채류나 과일 등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학술대회에는 암 발생의 3대 주요 유전자인 암 유전자, 암 억제 유전자, 복제실수 유전자 등에 관한 ‘대가’들이 참석해 주요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암 연구 발전 현황 등에 대해 토론한다.

이 학술대회 조직위원장인 박재갑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내 암 연구 환경이 아직은 많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암 연구가 지금보다 활성화되려면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99년의 경우 미국의 암 연구 예산이 27억달러인 반면 우리나라는 270분의 1인 1000만달러 정도에 머물렀다”며 “한국의 경제 규모가 미국의 20분의 1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진한기자>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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