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삼성엔지니어링 양인모사장, "음식물쓰레기도 소중한 자원"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42분


“음식물 찌꺼기, 함부로 버리지 마세요. 소중한 자원입니다.”

양인모(梁仁模) 삼성엔지니어링 사장(61)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이런 얘기를 건넨다. 최근 이 회사가 부천시 음식물쓰레기 자원화 시설공사를 수주하고 나서부터 붙은 습관이다. 부천에 들어서게 될 이 시설은 그동안 골칫거리의 대명사였던 음식물 쓰레기를 이용해 유기질 비료를 생산하는 선진국형 복합처리 시스템이다.

경기도가 기술선인 미국의 GBT사로부터 5000만달러의 외자를 유치해 건설비용을 해결한 성공사례이다보니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벌써부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양사장이 앞으로 쏟아져 나올 ‘환경사업 물량’에 대해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

환경업계는 최근들어 부쩍 삼성엔지니어링을 주시하고 있다. 김포 수도권쓰레기 매립지 제3공구 조성공사 등 환경분야에서만 지난해 1200억원 매출실적을 올렸다. 올 목표는 1500억원.

당초 삼성엔지니어링은 석유화학 플랜트 턴키사업을 근간으로 국가 기간산업 기반을 구축해 온 업체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맞아 석유화학을 비롯한 산업전반의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되자 양사장은 ‘산업설비’와 ‘환경플랜트’의 투톱체제로 대표선수를 바꿨다. 이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 주 경기장, 고속철도 서울 차량기지 등 IMF이후 발주된 초대형 사업들이 이 회사 주도로 건설중이다.

양사장은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경기장이 완성될 때까지 늙지도 않을 것 같다”까지 말했다.

양 사장은 환경분야 외에 해외 신시장 개척을 통해 질적인 성장을 모색중이다. 그는 제2의 중동특수’와 중국 인도를 포함한 동·서남아시아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내에 세계 10대 엔지니어링사 리스트중 ‘삼성’이라는 두글자가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양 사장은 “고도의 첨단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엔지니어링사업을 아직도 건설회사로 보는 인식이 팽배해 엔지니어링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엔지니어링 산업은 최근 해외플랜트시장의 턴키방식 발주가 보편화되면서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꼽힌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남 구례출신. ‘영국신사’ ‘국제영업의 달인’으로 통한다. 위성복 조흥은행장 최수병 한전사장 등과 막역한 사이. 소주 2병의 주량이지만 담배는 사양.

<김동원기자>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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