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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12월 11일 10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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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10일 김대중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았다. 그것도 '노벨상의 꽃'이라고 불리는 노벨평화상. 이날 세계의 이목은 다시 한번 한국으로 쏠렸다.
베르게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발표문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을 등정의 첫 걸음에 비유했다. 세계에 분쟁지역은 많지만 그것을 해결하려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화답해 김 대통령은 노벨상의 영광을 민주주의와 인권, 그리고 민족통일을 위해 노력한 대한민국 국민에게 돌렸다.
5번의 죽을 고비와 6년의 감옥생활, 그리고 10년이 넘는 망명과 연금 생활... 수상대에 선 김대통령은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61년 인제에서 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 이후 박정희 정권과 정면대결을 벌였다. 국회의원 지지유세중 교통사고를 가장한 트럭 암살기도로 고관절 장애를 입었으며 유신철폐를 주장하다 일본에서 납치돼 죽음 직전까지 가기도 했다.
97년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뤘고, 꾸준한 대북 포용정책으로 지난 6월 1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역사적인 남북공동선언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노벨상 수상의 감격을 산꼭대기까지 끌고가줄 동반자는 많지 않아 보인다. 내치 혼란, 당내 내분, 경제 위기 등으로 노벨상 이후가 더 걱정된다는 평가다. 등정의 첫 걸음을 뗀 그가 한번 더 힘을 내주길 국민은 간절히 바란다.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