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 전 열차에 무임승차한 적이 있는데 이제야 갚게 돼 미안합니다.”
박씨가 ‘공짜 열차’를 탄 사연은 대학생 시절인 1959년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북학생산악연맹 회장이던 그는 경북고 계성고 대구고 등 대구지역 고교생 100여명을 인솔해 소백산 종주대회를 가졌다. 그러나 학생들의 요청으로 캠핑 일정을 하루 연장하는 바람에‘사태’가 벌어졌다.
귀가하기 위해 충북 단양역(현재 단성역)에 도착했을 때는 열차표를 살 돈이 남아 있지 않았다.
박씨는 하는 수 없이 단양역 직원에게 “대구에 도착한 뒤 열차 요금을 보내주겠다”고 통사정해 위기를 모면한 뒤 41년이 지나도록 요금을 보내주지 않았던 것.
박씨는 “그동안 열차를 탈 때마다 당시 일이 생각나 양심의 가책을 느끼곤 했다”며 “단양∼대구간 현재의 비둘기호 열차요금으로 환산해 1인당 2900원으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정종환(鄭鍾煥)철도청장은 “많은 사람들이 학생 시절 완행열차를 공짜로 타 본 추억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라며 “잊혀진 ‘빚’을 뒤늦게나마 갚는 ‘양심’이 살아 있다니 세상은 참 아름답다”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