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레인' 장병식사장, CDMA개발 美 선두주자

  • 입력 2000년 5월 22일 19시 36분


“미국인들은 한국인처럼 무조건 소형 휴대전화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저것 복잡한 기능을 주렁주렁 매단 것도 별로 찾지 않구요”

미국에서 만난 사이버레인사 장병식사장(43)의 얘기를 듣고 나니 ‘왜 미국인들은 뭉툭한 구식 휴대전화를 들고 다니나’ 하는 평소 궁금증이 한순간에 풀렸다.

사이버레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 남쪽 샌디에고에 위치한 한국계 벤처기업. 샌디에고는 아름다운 항구 도시로만 알려져 왔지만 요즘에는 실리콘밸리에 이어 새로운 벤처밸리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애초 현대전자의 한 사업부서였다가 올해부터 독립법인으로 새출발한 사이버레인사는 휴대전화기의 설계와 디자인 분야에서 탄탄한 위치를 굳히고 있다.코드분할 다중접속방식(CDMA) 개발 분야에서는 미국내 선두주자다.

“미국인들은 손이 커서 휴대전화가 너무 작아서는 손 안에서 미끄러져 제대로 잡히지 않아요.또 운전 중에 휴대전화를 쓰는 경우가 많아 숫자판이 커야 누르기도 쉽죠”

장사장은 이런 미국인의 특성을 잘 파고드는 ‘현지화 전략’을 편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현재 퀄컴 노키아 필립스 등 유명한 휴대전화업체에서 사이버레인사가 설계한 단말기를 쓰고 있다.

“뉴욕 워싱턴 등 미국 동부지역으로 출장을 가서 거리를 걷다보면 우리회사 디자인으로 만든 휴대전화기를 흔히 볼 수 있다”고 장사장은 소개했다.

미국 IBM에서 오랫동안 근무한 장사장은 95년 현대전자의 미국 현지법인인 글로벌스타에 참여했으나 ‘작은 조직이 갖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올초 분사해 나왔다.현재 68명의 직원중 57명이 엔지니어나 연구인력.장사장은 “올해 17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이중 15% 가량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샌디에고〓이명재기자>mj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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