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육영재단 명사초청 강연]초등교에 꿈 싣고 간다

  • 입력 2000년 3월 30일 19시 45분


“빌 게이츠처럼 많은 돈을 벌겠다는 꿈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도 진지하게 고민하는 어린이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30일 오전 10시40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양전초등학교 강당에서는 이 학교 6학년생 3개 학급 100여명의 초등학생을 상대로 ‘돈철학’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김정태은행장 첫 수업▼

한달 월급 1원을 자청해 화제가 됐던 김정태(金正泰)주택은행장은 “여러분의 한달 용돈이 1만원이라면 그것은 본인의 800여년간의 연봉이 된다”는 말로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끌어들인 뒤 ‘돈을 잘 버는 것만큼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우쳐줬다.

1조원이면 동그라미가 몇 개 들어갈까, 돈과 관련된 속담은 어떤 것이 있을까, 돈을 잘 번만큼 잘 쓴 사람은 누가 있을까 등 어린이들의 생각을 끌어내는 문답법 강연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김행장은 한줌의 쌀과 리어카에 가득 실은 수박이 교환될 정도로 끼니를 때우기 힘들었던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를 들려주며 “넓은 들판에서 하루종일 일하고도 먹고살기 힘든 우리 마을 사람들에게 배곯는 설움을 면하게 해주겠다는 생각에 돈 벌 결심을 했다”는 말로 어린 청중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초등학교 졸업 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문턱을 넘은 김행장은 “어린이들이 은행장에게 물어볼 것은 바로 ‘돈’얘기일 것이라는 생각으로 강연 내용을 준비했다”며 “내 작은 경험들이 어린이들에게 조그만 자극이라도 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강연은 동원그룹 산하 동원육영재단이 사회 각 분야의 명사들을 초등학교로 초청해 생생한 경험담으로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주기 위한 ‘어린이에게 꿈을’ 캠페인의 하나.

▼올해 전국확대 30차례 실시▼

동아일보사 후원행사인 이 캠페인은 98년 포이초등학교 단 한곳에서 15명의 명사를 초청해 실시했던 명사초청 강연의 반응이 좋아 올해부터 대상을 전국 초등학교로 확대하고 강연수도 3차에 걸쳐 30여회로 늘려 실시된다.

지금까지 황우석 서울대교수, 윤병철 하나은행장, 김용운 한양대교수 등이 서울 중랑구 신내동 금성초등학교와 양전초등학교에서 ‘어린이 눈높이 강사’로 초빙됐고 개그맨 이홍렬 김미화씨와 김강자 종암경찰서장 등도 일일교사로 동참한다. 강연 신청 02-589-3245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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