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우한 폐렴’ 국내 확진자 발생…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람 간 전염 가능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월 20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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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는 사람 간 전염이 가능하다고 본다. 확진자가 탄 비행기에는 180여 명이 탑승했으며 전체 탑승자 명단은 파악 중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국내에서 처음으로 신종 폐렴 확진자가 나온 것은 아직 백신이 없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국경을 넘었으며 앞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이다. 특히 앞서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정보 공개에 소극적이었다는 점, 중국 춘제 연휴가 다가오며 중국인들의 대이동이 예고돼 전염병 창궐의 최적의 시기가 다가온다는 점 등 여러 악재가 겹쳤다. 애초 중국이 “동물에 의한 감염”이라고 했지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질본은 중국당국이 공개한 환자 관련 정보를 완전히 신뢰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20일 질병관리본부는 19일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에 거주하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 A 씨(35)가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인천공항 입국장에서 고열 등 관련 증상을 보여 격리돼 검사를 받았으며 현재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본 관계자는 “A 씨가 검역단계에서 격리돼 지역사회 노출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질본은 국내에서 확진 환자가 나옴에 따라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 질본에 따르면 A 씨는 중국 우한시 거주자로 입국 하루 전인 18일 발열, 오한, 근육통 등 증상이 있어 우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감기 진단을 받았다. 이번 폐렴 확산이 이뤄진 것으로 지목된 화난 해산물시장을 비롯해 우한시 전통시장을 방문한 이력은 없었으며 야생동물과 접촉하지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우한시에서 함께 입국한 동행자는 5명이다. 질본 관계자는 “이들은 현재까지 증상이 없어 따로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춘절을 맞이해 우리나라와 일본을 여행하기 위해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본은 항공기에 동승한 승객과 승무원 등 접촉자를 파악 중이다. A 씨가 탑승한 중국 남방항공의 항공기에는 통상 180여명이 탑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당국이 해당 비행기에 탑승한 접촉자를 파악하면 관할 보건소가 이들에 대해 능동감시를 진행할 예정이다.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14일 동안, 1·2·7일째 유선 연락으로 발열, 호흡기 증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달 3일 이후 신종 폐렴 증상자 신고는 늘어나고 있다. 지금까지 신고된 증상자는 총 7명으로 이 가운데 3명은 격리 중이며 4명은 독감(인플루엔자) 등으로 확인돼 격리 해제됐다. 능동감시 대상자는 총 15명 신고됐으며 이 가운데 1명은 감시 해제된 상황이다.

질본 관계자는 “확진환자에 대해 중앙역학조사관이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신종 폐렴 조기발견과 지역사회 확산방지를 위해 중앙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대응 체계를 확대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종 폐렴이 확산되자 의료계에서는 ‘전염병 주기설’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발생 등 약 6년을 주기로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할 질병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 기준으로는 10년이 지났고 메르스 사태 이후는 4,5년째 됐다. 뭔가 출현할 조짐이 있으며 전염병 시기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종 바이러스 출연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김 교수는 “신종 바이러스는 사람에게 처음에는 낯설기 때문에 초기에는 심한 중증 폐렴으로 오지만 바이러스가 변이하며 인간에 적응하게 되면 전파력이 올라가게 된다”고 언급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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