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강렬했던 가을이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4일 1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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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27·샌디에이고)의 강렬했던 가을이 끝났다.

20일 열린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샌디에이고가 2-4로 뒤진 5회말 1사 1루에서 어스틴 놀라가 우중간 안타를 때리자 1루에 있던 김하성이 2, 3루를 돌아 홈으로 질주하고 있다. 샌디에이고=AP 뉴시스
샌디에이고는 24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와의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NLCS) 5차전에서 3-4로 졌다. 7전 4승제인 NLCS에서 4패(1승)로 시리즈 탈락이 확정됐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PS) 무대를 처음 밟았던 김하성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도전도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빅리그 2년차인 김하성은 이번 시즌 팀 주전을 꿰찼다. 대타 출전이 잦았던 지난해 김하성은 정규리그 117경기 298타석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부상과 금지약물 논란에 휩싸인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가 결장한 가운데 주전 유격수로 뛰며 지난해 두 배에 가까운 582타석(150경기)을 소화했다.

16일 열린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4차전. 샌디에이고 김하성이 1-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 2루 기회에 좌익수 왼쪽으로 떨어지는 2루타로 1타점을 올리고 있다. 샌디에이고=AP 뉴시스
타티스 주니어의 공백 덕만 본 건 아니었다. 지난해 타율 0.202(267타수 54안타)로 타격이 부진했던 김하성은 이번 시즌 0.251(517타수 130안타)까지 타율을 끌어올렸다. 팀 내 타율 선두(0.298) 매니 마차도(30)에 이은 2위 기록이다. OPS(출루율+장타력)도 지난해 0.622에서 올해 0.708로 높이면서 팀 4위에 올랐다.

김하성의 활약과 함께 샌디에이고도 2년 만에 ‘가을 야구’에 진출했다. 올해 지구 2위(89승 73패·승률 0.549)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 오른 샌디에이고는 뉴욕 메츠를 2승 1패로 꺾은 뒤 NL 디비전시리즈에서도 정규시즌 리그 1위 LA 다저스(111승 51패·승률 0.685)를 3승 1패로 무너뜨렸다.

24일 열린 샌디에이고와 필라델피아의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 5차전 역전 결승 홈런의 주인공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가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웃음짓고 있다. 필라델피아=AP 뉴시스
1998년 이후 24년 만에 WS 진출을 노리던 샌디에이고의 희망은 브라이스 하퍼(30·필라델피아)의 방망이에 부서졌다. 이날 샌디에이고는 3-2로 앞서던 8회말 무사 1루에 중간계투 로베르토 수아레스(31)가 하퍼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필라델피아는 이날 승리로 2009년 이후 13년 만에 WS에 올랐다.

경기 후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우리는 타순과 상관없이 팀 전체가 서로를 도우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이길 수 있는 위치에 있었지만 오늘은 살짝 부족했다”며 “우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의 가을 야구는 멈췄지만 김하성은 큰 무대에서도 강한 면모를 입증했다. 이번 PS 12경기에서 김하성의 타율은 0.186(43타수 8안타)에 그쳤지만 득점은 8개를 기록하며 1984년 토니 그윈(1960~2014·7득점)을 넘어 구단 최다 기록을 작성했다. 김하성은 21일 NL 골드글러브 유격수 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수비력도 인정받았다. MLB 골드글러브는 수비 실력으로만 수상자를 정한다. 아직까지 골드글러브 한국인 수상자는 없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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