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웃는 남자’ 규현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2월 13일 13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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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차 뮤지컬배우 규현은 요즘 뮤지컬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는 그윈플렌을 맡아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연기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11년차 뮤지컬배우 규현은 요즘 뮤지컬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역을 맡아 열연 중이다. 그는 그윈플렌을 맡아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연기하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사진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로 15년, 뮤지컬배우로 11년….

이제는 충분히 ‘믿고 보는 배우’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한데, 규현은 여전히 자신을 낮춰 얘기했다. 뮤지컬 ‘웃는 남자’의 타이틀롤인 그윈플렌을 맡아 정성을 다해 공연을 올리고 있는 그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1년차면 대단하고 거창해 보이지만 스스로 연륜이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긴장도 많이 된다.”

‘웃는 남자’의 공연을 반 이상 마친 규현은 요즘 관객들에게 “실력이 점점 늘고 있다”라는 평을 듣는다 했다. 그는 “사실 공연을 하며 도움을 주신 분이 계신다”며 “웃는 남자의 시츠프로브 영상을 (옥)주현 누나가 보고 ‘지금도 좋지만 더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거 같아’라고 해서 실제로 레슨도 받았다”고 밝혔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빈부격차가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한다. 극은 ‘부자들의 낙원은 가난한 자들의 지옥으로 세워진 것이다’라는 주제를 가지고 그윈플렌의 여정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과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이다.

규현은 소집해제 이후 첫 작품으로 ‘웃는 남자’를 택했다. ‘웃는 남자’의 로버트 요한슨 연출은 규현의 공익근무요원 시절부터 그를 그윈플렌 역으로 염두에 뒀다고 한다. “연출께서 저를 택했단 인터뷰를 보기 전엔 몰랐다. 그윈플렌 자체가 찢어진 입을 가진 청년이지만 긍정적으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캐릭터 적으로 비슷한 저를 생각하신 게 아닐까 싶다”며 또 한 번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팬은 규현을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 중 하나다. 그는 인터뷰 중간 중간에도 팬들에 대한 사랑을 내비쳤다. “팬 분들이 응원을 해주시는 게 도움이 제일 많이 된다. 공연이 끝나고 퇴근길에 팬들에게 ‘응원해줘서 고마워요’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가까이서 인사를 드리는 부분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 실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팬들에게 할 얘기가 있다고 했다. “요즘 일이 조금 많은데 생각보다 별로 안 힘들다. 그래서 걱정 안 해주셔도 괜찮다”고 덧붙였다.

뮤지컬배우 규현. 사진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뮤지컬배우 규현. 사진제공ㅣSM엔터테인먼트


이하는 배우 규현과의 일문일답.

- 그윈플렌을 맡은 소감이 어떤가.

“그윈플렌이라는 녀석은 영국의 최고 권력가들이 모인 곳에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용기 있게 이야기하는 캐릭터다. 그런 부분에 있어 내가 하지 못하는 걸 연기하는 것에 굉장한 희열을 느낀다.”

- 연기 레슨을 따로 받는가.

“레슨을 따로 받진 않는다. 나이가 먹을수록 연기가 느는 것 같다. 제가 눈치도 빠르고 말귀도 잘 알아듣는 편이라 받아들이는 게 남들보다 빠르다. 다른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표현법을 배우기도 한다.”

- 애드리브를 많이 치는 편인가.

“사실 애드리브는 많이 못 하고 있다. 대신 표현을 우스꽝스럽게 하고 있는데, 특히 조시아나 여공작에게 많이 한다. 귀족을 처음 만난 촌뜨기가 본인을 원하는 여공작의 대시에 당황하는 모습을 통해 관객에게 재미를 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 가요와 뮤지컬을 오가는 데에 부담감은 없는가.

“가요를 부를 때와는 확실히 다른 창법으로 뮤지컬 넘버를 부르고 있다. 사실 요즘은 가요를 거의 안 듣고 있고, 뮤지컬 넘버 안의 이야기들을 관객들에게 전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웃는 남자'의 그윈프렌으로 분한 규현. 사진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웃는 남자'의 그윈프렌으로 분한 규현. 사진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 기억에 남는 ‘웃는 남자’의 후기가 있는가.

“보통 SNS를 통해 후기를 접하고 있다. ‘같이 많이 울었다’, ‘규현 오늘 예당(예술의전당) 천장 뚫었다’ 등의 후기가 기억에 많이 남는다. 주접 후기가 유행이라던데, 그런 후기를 받아보고 싶다(웃음).”

- 다른 세 명의 그윈플렌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

“우리는 서로의 생각이나 감정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 수호는 사랑스러운 그윈플렌을 잘 표현해내고 있다. 석훈이 형은 가수로도 친분이 있지만 넘버를 부를 때면 꼭 다른 사람 같다. 강현이는 후배지만 배울 게 너무 많은 친구다.”

- 작품을 하며 얻어 가는 게 있나.

“좋은 선배님들의 가르침으로 작품을 하며 배우는 게 더 많기에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한 공연을 보러 온 관객들에게 작품 속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는 거 같아 보람차다.”

- 키스신에 대한 부담감은 없는가.

“뮤지컬 초창기 때는 키스신이 나오면 팬들이 극장 안에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이제는 팬들도 많이 성숙해졌고, 작품의 하나라고 생각을 해준다. 저도 이제 키스신에 대해 작품 속 배역이 하고 있는 거라 생각을 하기에 부담은 없다.”

뮤지컬 '웃는 남자'의 한장면. 사진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뮤지컬 '웃는 남자'의 한장면. 사진제공ㅣEMK뮤지컬컴퍼니

- 어떤 마음가짐으로 무대에 오르는가.

“공연 전 타워에서 10분간 대기를 한다. 할 게 없으니 기도를 하는데, ‘많은 분들이 시간을 내서 규현의 웃는 남자를 보러 와 주셨으니 가슴 속에 무언가를 하나씩 얻어 갔으면 좋겠다’고 기도를 마친 후 무대에 올라간다.”

- 마지막으로, 공연을 보러 오지 않은 관객들에게 한 말씀 해 달라.

“‘한 번 지나간 극은 돌아오지 않는다’라는 얘기가 있다. 2020년의 ‘웃는 남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굳히고 공연을 보러 와 주신다면 추억이 있는 공연을 선물해드리고 싶다.”

믿고 보는 배우 규현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뮤지컬 ‘웃는 남자’는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3월1일까지 공연된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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