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컬링 마을’ 출신… 자매… 일본도 한국 닮은꼴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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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서 없어 일반 회사 다니며 훈련, 4강 뜻밖 선전에 日서도 관심 폭발
경기 중 간식, TV 나오자 품절 사태

일본 취재진이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최종 예선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한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후지사와’에 질문을 하고 있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 취재진이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최종 예선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한 일본 여자 컬링 대표팀 ‘팀 후지사와’에 질문을 하고 있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저희도 놀랐습니다.”

일본 여자컬링대표팀이 21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컬링 최종 예선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했다. 공동취재구역에 수십 명의 일본 취재진이 몰렸다. 일본 대표팀은 1998년 나가노 겨울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이후 단 한번도 4강에 진출하지 못했다. 1998년과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기록한 5위가 최고 성적이다. 공동취재구역 프레스 담당자는 “보통 4, 5명의 일본 취재진만 보였는데 오늘처럼 이렇게 많은 일본 취재진이 모인 것은 처음이다”고 말했다.

한 일본 기자는 “올림픽 전까지 여자 컬링대표팀은 메달 후보가 아니었다. 4강까지 진출했고 더군다나 한국과 맞붙는다고 하니 많이 온 것 같다”고 밝혔다. 이날 일본 취재진은 선수들을 10분 이상 붙잡고 질문을 퍼부었다. 한 기자는 “솔직히 일본 취재진도 대표팀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진 않다”고 털어놨다.

한국 여자컬링대표팀은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첫 올림픽 4강 진출로 컬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본에서 컬링은 비인기 종목 중 하나다. 국내 컬링 인구는 800여 명에 불과하다. 일본도 2000여 명으로 한국과 크게 차이가 나진 않는다. 그마저도 북쪽인 홋카이도에 몰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일본 여자컬링대표팀은 스킵(주장) 후지사와 사쓰키(27)를 비롯해 요시다 유리카(25·리드), 모토하시 마리(32·세컨드), 요시다 지나미(27·서드), 스즈키 유미(27·후보)로 이뤄져 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과 2010년 밴쿠버 올림픽에 출전한 모토하시는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이다. 나머지 선수들은 이번이 첫 올림픽이다. 요시다 유리카와 요시다 지나미가 자매다. 팀 전원이 과거 ‘컬링 마을’이라 불린 홋카이도 기마티시 출신이다.

대표팀인 ‘팀 후지사와’의 올림픽 전 성적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6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아시아태평앙 선수권대회에서 2위에 오른 것이 전부다. 스폰서도 없고 선수 부족에 시달렸던 ‘팀 후지사와’ 선수들은 낮에는 회사원으로 일하다 오후와 주말에 모여 훈련했다.

2015년까지 모토하시가 주장이었지만 2015년 후지사와가 팀에 들어오면서 그가 주장을 맡고 있다. 그 대신 모토하시가 대회 전이나 기간 중에 잠자는 시간을 아끼면서 장비를 손질하고 음식을 준비하는 미담이 전해지면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대표팀이 경기 중에 먹는 과자와 간식이 TV화면에 자주 나오면서 품절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컬링 체험행사에도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때 아닌 컬링 특수를 누리고 있다.

특히 빼어난 외모를 지닌 후지사와가 한국에서 배우 박보영과 닮아 인기 있다는 소식은 일본 누리꾼들 사이에서 화제다. 후지사와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한국에서의 인기가 높다’고 전하자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한국 관객의 주목을 받아서 기쁘다”고 말했다.
 
강릉=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일본 여자컬링대표팀#후지사와 사쓰키#한일전#평창 겨울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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