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정상급 기사 vs AI ‘바둑 대결’…내년 3월 日서 개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0일 23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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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일본의 최고 프로기사들과 인공지능(AI)이 승부를 가리는 국제바둑대회가 내년 3월 일본에서 열린다.

3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기원은 전날 3국을 대표하는 기사들이 참여해 AI와 겨루는 월드바둑챔피언십을 창설하기로 결정하고, 내년 3월 21~23일 오사카(大阪)에서 첫 대회를 연다고 발표했다. 대회는 리그전으로 치러지며 우승자에게는 상금 3000만 엔(약 3억1000만 원)을 준다. AI가 국제대회 대표로 정식 참석해 여러 프로기사들과 승부를 겨루는 것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의 AI 대표로는 일본 바둑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도쿄대 연구진이 머리를 맞대고 개발한 딥젠고(DeepZenGo)가 참여한다. 딥젠고는 지난달 19~23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프로기사 조치훈 9단과 세 차례 공개 대국을 벌여 1승 2패로 졌다. 하지만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딥러닝(강화학습) 기술을 적용해 실력이 늘고 있다.

개발팀은 내년 대회가 열릴 무렵에는 딥젠고가 올 3월 이세돌 9단을 무너뜨린 알파고 수준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발팀의 가토 히데키(加藤英樹) 씨는 "시간이 많지 않지만 개선에 전력을 다해 부끄럽지 않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일본 대표로는 자타가 공인하는 일본 바둑 1인자인 이야마 유타(井山裕太·27) 9단이 출전한다. 일본 바둑 사상 첫 7관왕의 주인공인 그는 "이렇게 멋진 대회에 일본 대표로 출전할 수 있어 매우 영광"이라며 "진화하는 AI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인간이 몰랐던 측면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예전부터 대결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로는 3년간 국내 랭킹 1위인 박정환 9단(23)이, 중국 대표로는 커제(柯潔·19) 9단이 유력하게 꼽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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