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건강’-트럼프 ‘세금’이 아킬레스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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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한달 앞으로]표심 변화시킬 두 후보 약점은

 선거 막판 후보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는 유권자의 표심(票心)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미국 언론들은 “올해 대선은 역대 가장 비호감 후보 2명이 ‘예전엔 예상할 수 없었던 말과 행동’을 쏟아내고 있다. 남은 한 달 동안에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른다”고 전한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한 뉴욕타임스(NYT)가 특종 보도한 ‘납세 자료’ 수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자가 만난 뉴욕 월가 인사들은 “큰 손실을 본 트럼프가 소득세를 안 낸 건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그 손실이 ‘성공한 비즈니스맨’이란 트럼프의 이미지에 큰 손상을 준 것은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최근 “이처럼 온갖 구설과 악재를 다 겪은 트럼프보다 안정적 이미지를 강조해온 클린턴이 남은 대선 기간 중 치명적 실수를 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가장 우려되는 건 건강 문제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지난달 11일 9·11테러 15주년 기념식에서 사실상 실신했던 클린턴이 비슷한 모습을 선거에 임박해 한 번만 더 보여주면 선거 결과는 (트럼프 승리로) 끝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클린턴은 트럼프에 대해 “군 최고통수권자의 자질도, 기질도 못 갖춘 인간에게 핵 버튼을 맡길 수 없다”고 공격해 왔는데 건강 문제가 불거지면 같은 논리(“자기 몸도 못 가누는 대통령에게 핵 버튼을 맡길 수 있느냐”)로 역공을 당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창립자 줄리언 어산지(44)가 “클린턴을 끝장낼 비밀자료를 곧 공개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는 상황도 클린턴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폭로 내용에 대해선 삭제된 국무부 e메일이라거나 거액 강연료 논란을 빚은 월가 강연 내용이라는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의 ‘막말’은 더 이상 큰 뉴스가 안 되지만 클린턴의 말실수는 많은 주목을 받게 된다. 그녀가 트럼프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집단(basket of deplorable)’이라고 표현한 것이나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지하실 거주자(basement dwellers)’로 지칭한 사실이 공개된 건 분명한 악재”라고 평가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대선#힐러리#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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