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통증 심해지는 50~60대 척추관협착증 … 치료법과 예방법은?

  • 입력 2016년 5월 19일 11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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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디스크, 숙일때 통증 심해지고 다리도 아파 vs 척추관협착증, 펼때 아프고 엉치·손발 통증 호소

주부 문성화씨(63)는 3년 전부터 허리와 엉덩이 쪽에 통증과 저린 증상을 느꼈다. 최근에는 걷다가도 수차례 쪼그려 앉아 쉬어야 할 정도로 심해졌다. 지압이나 마사지를 받았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진단 결과 척추관협착증으로 나왔다.
최근 몇 년 사이 문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총 114만명으로 해마다 평균 15.6%씩 증가하고 있다.

50~60대 여성 환자 가장 많은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 내벽이 좁아져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으면서 통증과 마비가 오는 질환이다. 척추는 대나무처럼 속이 텅 비어 있고 그 공간 속을 신경다발이 지나가는데 이 구멍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고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보통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통증이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일정한 거리를 걷고 나면 다리가 죄어오고 자주 저린다. 누워 있거나 앉아서 쉬면 별 증상이 없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쉽지만 심해지면 대소변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초기라면 약물이나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요법으로도 나아질 수 있으나, 오랫동안 치료되지 않고 신경 증상이 심해지거나 변형이 심해지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대부분 만성적인 허리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고, 손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노화로 인한 퇴행성 변화다. 일반적으로 50대가 되면 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도 두꺼워져 척추관이 좁아지게 된다. 게다가 뼈마디 사이에 있는 추간판도 닳아 없어져 신경압박은 더욱 강해지게 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2년 척추관협착증 환자 중 여성은 74만여명으로 남성보다 1.9배 더 많았다. 50세 이상 여성이 68만여명으로 전체 여성 환자의 9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남성 대비 여성의 비율이 훨씬 높았다.

여성이 남성보다 근육량과 활동량이 적은 데다가 각종 가사노동, 임신, 출산, 폐경기 등을 겪으면서 척추와 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상대적으로 빨리 나타나는 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특히 50대 이상 여성의 경우 대부분 폐경 이후에 척추 자체의 퇴행성 변화뿐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은 “대부분 허리가 아프면 허리디스크(요추간판수핵탈출증)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중년을 넘기면 디스크보다 척추관협착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더 많다”며 “만약 평소 요통을 자주 느끼면서 손발까지 시리고 저린 증상을 보인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척추관 협착증, 증상으로 구분 가능

척추관협착증은 가만히 있을 때보다 걸어 다닐 때 엉덩이에서 다리까지 터질 듯한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통증이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또 밤에 종아리가 많이 아프고 발끝이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 심할 경우 100m도 안되는 짧은 거리조차 쉬었다 가기를 반복해야 한다. 모두 허리에서 다리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눌리기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혼동하기 쉬운데 증상으로 비교적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허리디스크는 허리를 숙이거나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있는 데 반해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숙이면 오히려 편해진다. 허리디스크는 허리와 다리가 함께 아프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보다 엉치, 다리, 발 쪽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허리디스크 환자는 누워서 다리를 올리는 것을 힘들어 하지만 척추관협착증 환자는 큰 무리 없이 해낼 수 있다.

척추관협착증이 있다고 무조건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신경관이 과도하게 좁아져 통증이 심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다리에 감각마비가 일어나고, 심하면 대소변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어 조기에 치료받는 게 좋다.

척추관협착증, 추간공확장술로 말끔히 치료!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 초음파, 견인치료 등 물리치료를 먼저 하고 2~3개월 동안 증세가 호전되지 않거나 계속 재발할 경우 비수술요법으로 치료한다.

비수술요법 중 하나인 추간공확장술은 좁아진 추간공을 넓혀주어 신경이 압박된 부분을 완화시켜 추간공을 지나가는 신경절, 혈관, 자율신경 등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법이다. 풍선확장술과는 달리 중증 척추관협착증에도 시술이 가능하고 협착 부위의 문제 원인을 제거해 재발이 적다는 게 장점이다.

부분마취만으로 시술할 수 있고 조직손상이나 상처가 적어 회복이 빠르다. 심장질환·고혈압·당뇨병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고, 입원할 필요 없이 안정을 취한 뒤 바로 퇴원이 가능해 시술한 다음날부터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다. 추간공확장술은 의료진의 풍부한 숙련도와 노하우가 요구되기 때문에 다양한 척추·관절질환의 수술 및 비수술적 치료에 임상경험을 갖춘 전문의를 찾는 게 바람직하다.

치료시간은 30분 정도에 불과하고 시술도 국소마취로 진행된다. 심장질환 등 내과질환자도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고 디스크재발 및 척추수술후 만성통증도 치료가 가능하다.

척추관협착증은 바른 자세와 근력운동으로 예방

척추관협착증은 일반적으로 나쁜 생활습관으로 인해 증세가 더 심해진다. 특히 가사노동을 할 때 바닥에 앉아 허리를 구부리고 장시간 작업하는 게 문제가 된다. 따라서 되도록 의자에 앉거나 똑바로 서서 허리를 곧게 펴고 일하는 습관을 기르는 게 중요하다.

과체중이나 비만도 척추뼈와 관절에 무리를 주어 퇴행성 변화를 가속시키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을 통해 체중을 적절하게 조절할 필요가 있다. 허리 주변 근육의 근력운동을 통해 허리를 받혀주는 근육들을 탄력있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해 허리에 주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마비를 동반한 척추관협착증은 민간요법보다는 초기부터 척추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 게 좋다. 평소에 규칙적인 운동, 체중관리, 금연, 금주, 정기적인 골밀도 체크 등으로 뼈 건강을 유지하도록 한다.

글/취재 = 동아닷컴 라이프섹션 정희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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