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상업은행 HSBC 본사, 런던? 홍콩? 이전 고민 이유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9일 1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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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인 상업은행인 HSBC은행이 본사를 런던에 유지하느냐, 아니면 홍콩으로 이전하느냐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HSBC는 중·장기 성장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본사 소재지를 어느 도시로 할지를 고민해왔다. HSBC는 런던과 홍콩은 물론이고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캐나다 토론토 등도 함께 검토했다.

이달 22일 발표될 예정인 본사 소재지는 현재 런던과 홍콩으로 후보지가 좁혀졌으며 런던에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영국의 강한 규제 그리고 높은 세금 때문에 한때 홍콩 이전이 유력하게 검토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의 정치 여건이 여전히 예측 불가능하다는 점이 홍콩 이전 의지를 꺾었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 판매가 금지된 책을 팔던 홍콩의 유명 서점 주인들이 공안당국에 연행된 사건이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정부의 ‘금서(禁書) 판매 서점’ 주인 연행은 인권과 언론 자유 침해는 물론이고 홍콩에 대한 ‘일국양제(一國兩制)’ 원칙에도 위배되는 사건이란 비판이 많다.

다양한 규제들이 있지만 전반적인 영국 금융시장의 규제 수준이 완화되는 분위기라는 것도 HSBC가 본사를 런던에 유지하는 쪽으로 기울게 된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HSBC가 본사 소재지를 공식적으로 ‘런던 유지’로 발표할 경우 “중국의 불안정한 정치적 여건 때문”이라는 설명보다는 “영국의 금융환경이 좋아졌다”는 식의 발표를 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HSBC가 ‘중국을 거부했다’는 식의 이미지를 주는 걸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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