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칼럼/강지원]꿈으로 가는 사다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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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변호사·‘강지원의 꿈 멘토링’ 저자
강지원 변호사·‘강지원의 꿈 멘토링’ 저자
우리는 곧잘 ‘꿈’, ‘꿈’ 하면서도 정말 꿈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고 꿈은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는 별로 생각해 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이런 꿈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미래의 직업이나 활동, 그로 인한 미래의 사회적, 경제적, 물질적, 외형적 성취와 관련된다는 점이다. 특히 돈이나 권력, 사회적 지위, 명성, 인기 등의 획득을 꿈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서 우리는 이런 꿈들이 과연 ‘옳은 꿈들인가’ 의문을 던져야 한다. 이것은 우리네 삶의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삶의 궁극적인 꿈은 ‘행복’이다. 행복도 그냥 행복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행복이다. ‘지금’의 행복이란 앞으로 다가올 모든 순간의 행복이다. ‘여기’의 행복이란 자신이 처하게 되는 모든 상황에서의 행복이다. 우리는 곧잘 먼 훗날의 행복을 꿈꾼다. 그래서 내일의 행복을 위해 오늘의 행복을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오늘은 분명 불행한데 그 불행을 참고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정말 잘못이다. 행복은 우리네 삶의 매 순간 실현돼야 한다. 행복은 ‘여기 지금(here and now)’이다. 이것은 찰나주의가 아니다. 쾌락은 찰나적으로 스쳐가고 말지만, 행복은 순간순간 습관이 돼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고 스티브 잡스가 2005년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꿈을 이루기에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항상 갈망하며 우직하게 매일을 인생의 마지막처럼 살아가라”는 말을 했다. 나는 이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 대목에서 나는 사랑하는 젊은이들에게 결코 “스티브 잡스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게 된다. 나는 매일매일이 인생의 마지막이 아니라, 매일매일이 바로 ‘남은 인생의 첫날’이라 말하고 싶다.

내일을 위해 계획을 세우거나 목표를 설정하지 말자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목표를 정하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오늘 이 순간부터 행복하고, 그 목표를 향해가는 모든 순간도 행복해야 한다는 것이 꿈이 돼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 행복해야 내일도, 30년 후도 행복하다. 행복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직업이나 활동, 그리고 그것들을 통해 얻어지는 돈이나 권력 같은 획득물과 관련된 꿈도 꿈이지만, 그것들은 결코 우리네 삶의 궁극적인 꿈이 될 수 없다. 궁극적인 꿈을 위한 수단과 방법에 불과하다. 굳이 구분하자면 궁극적인 꿈에 다가가기 위한 ‘과정상의 꿈’ 또는 ‘중간적인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곧잘 착각을 한다. 목표와 수단 방법을 혼동하는 것이다. 대통령이나 부자, 선생님, 연예인같이 어떤 직업적 인물이 되거나 돈이나 권력 같은 획득물의 유혹은 크다. 그러나 수단과 방법에 불과한 것을 목표로 삼으면 사고를 치기 마련이다. 권력을 마구 휘두르거나, 돈을 펑펑 쓰거나, 지위 명성 인기를 잘못 누리는 병폐를 야기한다. 그것들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전직 대통령이, 재벌이, 교수가, 연예인이 왜 자살을 했겠는가.

또 우리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꿈을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를 가르쳐 주지 않았다. 꿈은 멀리서 찾을 것이 아니다. 타고난 적성 안에서 찾아야 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 모두 다른 적성을 타고난다. 사람마다 자신의 타고난 적성을 찾아 발휘할 때 가장 행복하다. 사회적인 고정관념이나 획일적인 출세주의에 현혹될 일이 아니다. 꿈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이다. 나에게도 꿈이 있다. 그 꿈들이 과연 옳은 꿈들인지 자성해 본다.

강지원 변호사·‘강지원의 꿈 멘토링’ 저자
#꿈#문화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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