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사진 450장에 담은 땅끝마을 자연자원 251종

  • 동아일보

사진기자 출신 오영상 씨, 해남의 자연해설서 펴내

가창오리 군무 장관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에서 찍은 가창오리 군무 장면, 해질녘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떠올라 비상하면서 마치 거대한 고래 또는 새 형상을 빚어내는 자연의 신비를 순간 포착했다. 오영상 씨 제공
가창오리 군무 장관 전남 해남군 고천암호에서 찍은 가창오리 군무 장면, 해질녘 수십만 마리가 한꺼번에 떠올라 비상하면서 마치 거대한 고래 또는 새 형상을 빚어내는 자연의 신비를 순간 포착했다. 오영상 씨 제공
“고향의 청정자원을 책 한 권에 꼭 담겠다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쁩니다.”

최근 생태사진을 곁들인 자연해설서 ‘땅끝 해남의 자연자원’(해남신문사 간)을 펴낸 오영상 씨(51·사진)는 일간지 사진기자로 현장을 뛰다 4년 전 고향 해남으로 돌아왔다. 해남신문 편집국장으로 활동하면서 틈나는 대로 고향의 산과 바다를 누비며 땅끝의 자연을 앵글에 담았다. 오 씨는 2002년 ‘무등산 야생화’, 2004년 ‘전라도탐조여행-새들아 놀자’를 저술한 생태전문가로 4년간 국립공원관리공단 홍보담당관을 지내기도 했다.

이 책은 해남에서 자생하는 조류 98종과 식물 116종, 나비와 곤충 12종 등 총 251종의 자연자원을 450장의 사진과 함께 설명했다. 저자가 직접 현장을 답사하면서 관찰하고 터득한 설명을 곁들여 실감을 더했다.

그는 해남군 화산면 일대 고천암 간척지의 명물 가창오리 군무를 찍던 순간을 이렇게 전한다.

“고천암 하면 흔히 가창오리의 ‘명품 군무’를 떠올릴 정도로 유명하지만 실제 촬영에 성공하는 이는 드물죠. 낮에는 호수의 안쪽에서 무리지어 생활하는 데다 야행성이기 때문에 정말 오랜 기다림 끝에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죠.”

해남의 두륜산도립공원 내 대흥사 인근에서 최초에 발견된 희귀란 ‘대흥란(大興蘭)’에 관한 안타까운 일화도 담겨 있다. 10여 년 전 촬영에 성공했다가 최근 다시 카메라에 담기 위해 현장을 찾았지만 단 하나의 개체도 다시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

오 씨는 “이 책은 따뜻하고 깨끗한 땅끝 해남이 품고 있는 자연자원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담았을 뿐”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보물을 찾아 증보판을 펴내도록 다시 현장을 뛰어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061-534-9171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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