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류 치정극으로 막내린 ‘벤츠 女검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9일 03시 00분


檢 “향응 판사 징계 요청”… 검사장급 2명은 무혐의

‘벤츠 여검사’ 사건을 수사해온 이창재 특임검사팀은 부산지법 현직 A 부장판사(50)가 사건의 핵심인물인 최모 변호사(49)에게서 170만 원가량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사실을 밝혀내고 대법원에 징계를 요청했다고 28일 밝혔다. 또 이모 전 검사(36·여), 최 변호사, 사건 진정인인 이모 씨(39·여) 등 핵심인물 3명을 모두 구속기소했다.

특검팀 조사 결과 A 부장판사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6차례에 걸쳐 최 변호사에게 60만 원 상당의 식사를 접대 받고 두 차례에 걸쳐 와인 7병(110만 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팀 관계자는 “현금을 받은 게 아니라 평소 친분관계로 몇 차례 함께 식사하고 와인을 받은 점을 고려해 형사입건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최 변호사에게서 각각 사건 및 인사 청탁을 받았다는 현직 검사장급 2명에 대해선 “최 변호사가 청탁을 시도했지만 묵살됐다”며 “금품 수수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특검팀에 따르면 2007년부터 부적절한 관계가 이어진 최 변호사와 이 전 검사는 2008년 2월부터 한달 리스 비용이 475만 원인 벤츠 승용차를 비롯해 법인카드, 샤넬 핸드백 등을 주고받았다.

최 변호사와 진정인 이 씨도 부절적한 관계였다. 지난해 7월 중국 내 건설사업 실패로 수십억 원 빚을 졌던 최 변호사는 정치권 실세 내연녀 행세를 한 이 씨를 만났다. 그는 주위에 “정치권 실세 내연녀를 만나는 데 실세의 도움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변호사의 믿음과 달리 이 씨는 절도, 사기죄 등으로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상태였다. 이 씨는 올 초 다른 절도 사건으로 피소돼 구속 위기에 처하자 최 변호사에게 법조인 로비를 부탁했다. 무혐의가 될 것이라는 최 변호사의 말과 달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되자 두 사람 사이가 틀어지면서 결국 폭로전으로 이어졌다. 검찰은 “최 변호사는 이 씨에게 경제적 지원을 기대한 반면 실세 정치인 내연녀가 아니었던 이 씨는 재구속을 피하길 원했다”며 “각종 사건으로 사이가 틀어지자 이 씨가 최 변호사에게 들었던 내용으로 일부는 짜깁기 편집해 대검찰청에 진정을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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