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지금/세계축구조류]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입력 2002-05-13 20:21수정 2009-09-18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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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베니아 축구대표팀 애칭은 ‘작은 용(龍)’. 대표팀 서포터는 ‘그린 드래곤’ 이라고 불린다.
12년전 이탈리아 월드컵전에서 세계팬을 매혹시킨 구 유고슬라비아. 이 대회는 다민족국가 스타집단들이 마지막으로 공연한 화려한 무대가 되었다. 민족주의의 거친 파도에 농락당한 그들은 지금 각 민족 자긍심을 걸고 선수, 감독으로 2002대회에 임하고 있다.

▼구 유고시절의 동료와의 만남▼

날이 저문 마크시미르경기장은 온 몸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지난 3월 27일 크로아치아의 수도 자그레브. 구 요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2개국의 친선시합(크로아티아 대 슬로베니아전)이 이제 막 시작하려는 참이었다.

서포터들의 응원환호로 떠들썩한 가운데 국가 제창. 슬로베니아 대표감독인 슈레치코 카타네츠는 예전에 같은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에 나갔던 동료가 정렬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크로아티아 대표 로벨트 프로치네시키, 다볼 슈겔, 알란 복식치 그리고 로벨트 얄니. 이들은 90년 이탈리아 월드컵대회에서 구 유고슬라비아를 대표했던 선수들이다.

12년전의 사상 최강팀에는 등번호 10번을 단 드라간 스토이코비치(前나고야 소속)도 있었다.

'동구의 브라질'이라 평가되며 우아한 기술을 지닌 유고는 준준결승에서 아르헨티나에게 PK끝에 패했지만, 기존의 지루한 전술에서 한단계 뛰어넘는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그러나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개방정책)이 계기가 된 동구개혁 물결에 '발칸의 화약고'유고가 가만있을리 없었다. 1년 후인 91년 6월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는 유고연방에서 독립을 선언한다.

"유고대표로 플레이하는 것은 이것이 마지막일 것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쉽지만 축구선수가 정치흐름에 맞설 힘은 없다. 그러나 팀 내에서 정치 얘기는 전혀 나오지 않았고 멋진 축구를 보였다는 충실감만이 남아있다."

카타네츠는 당시를 회상하며 말을 이었다 .

"94년 대회에 유고대표가 있었다면 우승했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그건 가정일 뿐이다. 다만 내가 슬로베니아 감독으로 월드컵에 출장하는 것은 꿈꾸지도 못하던 일임은 틀림없다. 지금도 내 축구인생을 뒤돌아보면 꿈인지 생시인지 헛갈릴 적이 있다."

<아사히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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