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데뷔시절]임하룡 "정신병 연기하다 환자로 착각"

입력 2001-12-19 17:53수정 2009-09-18 21:10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어렸을 때부터 액션배우를 꿈꾼 나는 1971년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했고 76년 극단 ‘가교’에 입단했다. 그러나 무대에 섰다는 설렘이 가시기 전에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가세가 기울었다. ‘돈을 벌어야겠다’며 일반 직장에 취직하려 했지만 전공이 유별난 탓인지 쉽지 않았다.

그 무렵 국립정신병원에서 환자 치료법의 하나로 진행하는 사이코 드라마에 ‘배우’로 출연하게 돼 약 4년간 정신병 환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연기가 그럴듯했는지 아니면 나 역시 정신이 없어 보였는지 환자의 보호자들은 나를 정신병 환자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서른살이 되던 81년 KBS 코미디언으로 특채돼 방송에 데뷔했다. 동료 개그맨들에 비해 나이가 많은 탓에 우스꽝스런 분장을 할때는 무척 쑥스러웠다. 실제 성격은 TV 화면과 달리 내성적이었기 때문이다.

87년 KBS2 코디미프로 ‘쇼 비디오 자키’의 ‘도시의 천사들’ 코너에서 조직 폭력배의 보스 ‘쉰 옥수수’역으로 인기가 급상승했다. 당시 “이 나이에 내가 하리∼”라는 극중 대사가 유행어가 됐고 초등학생 꼬마 녀석들도 날 보며 이 대사를 따라하곤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역은 91년 KBS2 ‘유머 일번지’의 ‘추억의 책가방’에서 맡았던 날라리 고등학생 ‘해룡’역이다.

당시 스포츠 머리 가발을 쓰고 교복 안에는 목을 감싸는 폴라 티셔츠를 입고 나와 다리를 연신 건들거렸다. 충북 제천고 재학 당시 소문난 악동이었던 나는 어렸을 적 기억을 되짚어 극중 캐릭터에 연결시켰고 경험에서 배어나온 자연스런 연기 덕분인지 시청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