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데뷔시절]이나영,단역시절 코르크마개 물고 발음연습

입력 2001-08-22 18:23수정 2009-09-1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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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대학(신구전문대)입학 이후 용돈만큼은 내 손으로 벌고 싶었다. 2학년 때인 1998년 4월경. 중학교 때부터의 단짝 친구와 함께 서울 강남역 부근 영어학원을 다녔는데, 어느 날 학원 수업을 끝내고 수다떨며 걷다보니 압구정동이었다.

갑자기 내 앞을 사진작가라며 두 남자가 가로막았다. “이국적인 인상의 모델이 필요하다”며 사진 한번 찍자는 것이었다. 지금은 오빠 동생 하는 사이가 됐지만, 머리를 빡빡 민 그들의 첫인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첫 일거리는 청소년 잡지용 의류광고 사진 모델이었다. 처음 하는 일이라 한 시간도 못 견디고 몸을 이리저리 꼬아대기 일쑤였다. 당연 혼이 났다. 그래도 첫 모델료로 15만원을 받으니까 “버틸 때까지만 해보자”며 오기가 생겼다. 3개월 정도 일하다가 광고 대행사에 배포할 프로필 사진을 찍게 됐다. 관계자들의 반응은 대개 “희한하게 생겼다” “특이하네”로 모아졌다. 그래서인지 첫 CF도 특이한 컨셉으로 유명했던 청바지업체 J사에서 했다.

그 후 초콜릿 CF 등에서 경력을 쌓으면서 서서히 연기 욕심이 났다. CF에서 인정받은 이국적인 이미지가 연기에 먹힐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중 SBS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1998년 여름 납량 특집으로 방송된 ‘어느 날 갑자기’라는 드라마에서 귀신 역을 맡아 달라는 것이었다. KBS의 ‘나는 너에게 무엇이었을까’에도 단역으로 출연했는데 입에 코르크 마개를 물고 정확한 발음을 내려고 연습했다.

결국 그 해 말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에서 배용준 선배의 동생 역으로 캐스팅 됐다. 두 편 드라마를 거쳐 주연급으로 발탁된 것이다. 그런데 당시 연출을 맡은 박종PD(현재 MBC ‘그 여자네 집’ 연출)는 보자마자 “머슴애 같다. 여자 애 맞느냐”고 했다. 순간 홍당무가 됐지만 박PD는 “얘기하고 틀리지 않느냐”며 오히려 내 매니저에게 호통을 쳤다. 나중에는 “여자 같은 면이 더 많다”는 말을 들었지만 광고부터 드라마까지 초반에는 외모 때문에 오해도 많이 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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