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리의 도전! 뱃살빼기]체중 제자리걸음 "답답해요"

  • 입력 2001년 5월 15일 19시 00분


“우리가 무슨 ‘토끼가족’이냐.”

며칠간 나온 나물 위주의 식단이 지겨웠던 탓이었을까. 며칠 전 저녁상을 차린 아내를 향해 나도 모르게 터져나온 푸념이었다. 기름기가 반지르르한 고기반찬 대신 ‘푸른 초원’이 펼쳐진 밥상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서글퍼지기도 하고….

그러나 남편의 ‘뱃살과의 전쟁’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매일 저녁 싱싱한 야채를 준비하는 아내의 노고를 생각하고 이내 고개가 숙여졌다.

뱃살빼기에 도전한 지 한달이 지났다. 최근 잦은 회식으로 과음의 후유증이 너무 컸던 탓인지 운동량을 늘려도 체중은 2주째 91.5㎏에서 정지한 상태.

따라서 본격적인 ‘식사 개혁’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개선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섰다. 아내에게 나물 식단을 꾸준히 유지하는 한편 국이나 찌개에도 고기 등을 넣지 않도록 부탁했다.

햄 달걀프라이 김 등을 즐겨먹던 아이들이 야채와 나물류 반찬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사라져 다행스럽다. 자녀들의 식습관을 고치려면 부모부터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말을 실감한 한주였다.

▽진단〓‘외식의 칼로리를 알면 다이어트도 백전백승’. 체중은 변함 없지만 한 주간 지방이 1㎏ 줄고 근육이 1㎏ 늘어 질적인 ‘체중조절’이 이뤄져 바람직스럽다. 한 두 차례의 ‘궤도이탈’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운동량을 늘린 덕분.

그러나 적절한 운동과 함께 성공적인 감량의 또 다른 지름길인 ‘식사요법’에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다. 지난 한 주간 안대리의 식사일지를 살펴보면 외식때 탕 종류가 자주 등장하고 통닭 자장면 탕수육 등 ‘금기 음식’도 가끔씩 눈에 띈다.

직장 남성들이 즐겨먹는 점심 메뉴인 탕 종류는 은근히 칼로리가 많아 주의해야 한다. 밥과 함께 먹을 경우 600∼700㎉. 자장면에 탕수육, 군만두를 섞어 먹으면 한끼에 800∼1000㎉는 거뜬히 넘게 된다. 따라서 외식메뉴를 고를 때는 비빔밥, 회덮밥, 생선초밥, 메밀국수 등 저열량 음식을 주문하는 것이 현명하다.

그러나 식사요법만으로 줄어든 살은 상당 부분이 수분과 근육에서 빠지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은 어떤 경우에도 필수적이다.

많은 여성들이 살을 뺀다며 적당한 운동은 외면한 채 일부 식품에만 기대거나 무작정 굶다가 건강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릭 박혜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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