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건강]햇빛-물-토양 등서 자연방사선 나와…

  • 입력 2001년 12월 2일 18시 39분


《방사선 검사는 과연 인체에 해로운 걸까? 인간은 방사선 촬영을 하지 않더라도 자연계 내에서 항상 방사선에 노출돼 있다. 태양선, 지구속에서 스며 나오는 라돈은 물론 심지어 토양 물 음식 건물과 인간 몸속에 있는 칼륨으로부터도 끊임없이 방사선 물질이 나오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이 자연계로부터 받는 방사선량은 연간 350밀리렘으로 X선 촬영 35회의 피폭량에 맞먹는다.

미국의 뉴멕시코 병원 방사선학과의 프레드 메틀러교수는 “인간에게 노출되는 방사선의 3분의 2는 태양, 물 등 자연 방사선이며 약 15%가 의료 과정, 2%가 원자로 등 핵 관련 연구소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방사선이란〓넓은 의미의 방사선에는 초음파, 방사선동위원소(알파, 베타, 감마선) 우주선(線) 뿐만 아니라 방송 통신에 이용되는 전자파, 적외선, 가시광선이 포함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전리현상을 일으켜 인체에 해를 줄 수 있는 X선, 방사선 동위원소, 우주선 등의 전리 방사선을 일컫는다. 전리 방사선에 인간이나 생물이 노출되면 생체 내 분자에 화학반응 등 전리현상이 일어나 DNA 변형이 일어난다.미국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의 3%가 전리방사선에 의한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자기공명영상촬영(MRI)에 이용되는 전자기파는 비전리 방사선에 해당한다. 비전리 방사선에는 적외선 가시광선 자외선 등이 있다. 사람의 귀에 들리지 않는 20KHz이상의 높은 주파수 대역의 음파인 초음파 역시 비전리 방사선에 속한다.

▽의료용 방사선〓방사선을 이용한 의료 행위는 X선 촬영, 컴퓨터 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등이 있다. 가슴 X선 1회 촬영시 받는 방사선량은 약 10밀리렘 정도다.

배 부위 촬영 CT는 500밀리렘, 배 부위 혈관 조영술은 300밀리렘이며 흔히 사용하는 대장조영술은 150밀리렘, 위장조영술은 70밀리렘 정도로 대부분 인체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미한 방사선량이다. 암환자 치료시 사용되는 방사선은 보통 60만 밀리렘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해로운가〓방사선에 노출되면 무조건 암에 걸리는 것처럼 알려져 있다. 그러나 미 뉴욕타임스는 11월27일자에서 방사선은 발암 인자 중 하나일 뿐이며 반드시 암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전했다.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끼에 투하된 원자탄 때문에 방사선에 피폭된 사람 가운데 반수(8∼9만명)는 아직 생존중이며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됐지만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암에 걸려 죽은 경우는 700명 가량에 불과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암과 방사선의 관계는 암과 흡연과 관계와 비슷하다. 즉 담배를 피우는 모든 사람이 폐암에 걸리는 것이 아니라 담배를 많이 피울수록 폐암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2001년에 만들어진 원자력법 시행령 지침은 방사선 종사자의 연간 피폭량을 2000밀리렘, 일반인은 연간 100밀리렘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는 자연방사선과 의료용 피폭은 제외한 수치.

일부 과학자는 낮은 수치의 방사선은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독이라도 아주 극소량인 경우 인체에 자극제가 될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예로 결핵환자는 자주 X선 사진을 찍는데 그 영향 때문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유방암에 걸리는 사례가 적다는 것은 의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방사선이 세포의 방어 기전을 활성화시켜 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해석이 유력하다.

▽임산모의 경우〓CT를 포함한 일반적인 방사선 검사는 피폭량이 매우 적어 신체에나 유전자 구조에 이상을 초래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따라서 진단용 방사선 검사시 1회 허용 용량에 대한 제한은 없다.

다만 임산모의 경우에는 방사선 검사시 신중을 기해야 한다. 특히 임신 8주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형성되고 있는 시기인 까닭에 방사선 검사를 받을 때에는 태아가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주의해야 한다. 방사선 촬영이 불가피한 경우 배 부위에 방사선 통과를 막기위해 납 가운을 두르는 방법을 사용한다.

임신 8∼15주 사이에 1렘(X-레이 100장이상 촬영하는 양)이상의 방사선을 받으면 IQ 가 1정도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임신 15∼24주 기간중에도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태아의 IQ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신 24주 이후는 방사선이 태아의 성장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한양대병원 진단방사선과 함창곡교수는 ”5렘(X-레이 500장 정도 촬영하는 양)이상 방사선에 노출되면 유산이나 기형아 출산도 우려되지만 임신중 한두차례 불가피하게 가슴이나 복부 방사선 촬영검사를 받았다는 이유로 임신중절을 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진한기자·의사>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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