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의 즐거움 20선]걸어서 세상과 나를 만나다

  • 입력 2009년 8월 28일 02시 59분


‘걷기의 즐거움’을 마치며

‘2009 책 읽는 대한민국’의 다섯 번째 시리즈 ‘걷기의 즐거움 20선’이 27일 끝났다.

시리즈는 지난달 21일 프랑스 사회학자 다비드 르 브르통이 쓴 ‘걷기 예찬’에 대한 소개로 시작했다. “걷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자신을 속박하던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는 저자의 역설이 인상적이었다.

20권의 책은 걷기를 즐기는 여행가들, 걸으면서 보고 들은 것을 쓰는 작가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동아일보 출판팀이 선정한 것이었다. 걷는다는 행위에 담긴 철학적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내용에서부터 걷기를 취미로 삼는 사람들의 사연까지 다양한 내용이 소개됐다.

특히 휴가철에 시리즈가 게재돼 걷기에 좋은 곳을 소개하는 책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회사원 김민규 씨(28)는 “섬 여행에 관심이 많았는데 기사를 읽고 구입한 ‘섬을 걷다’에서 좋은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말했다.

‘섬을 걷다’는 시인 강제윤 씨가 3년 동안 전국 100여 개의 섬을 답사한 뒤 쓴 책이다. 지방의 한 노년 독자는 전화를 걸어 “삼남대로에 관한 책을 다룬 기사를 읽고 나서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의 구입 방법을 묻기도 했다.

걷는다는 것이 단순해 보이지만 거기에 심오한 역사와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려준 책도 있었다. 미국의 역사학자 조지프 아마토는 ‘걷기, 인간과 세상의 대화’에서 “18세기에 들면서부터 걷기가 정신을 고양하고 세상과 교감하게 해주는 ‘시적인’ 이동방법이라는 인식이 생겼다”고 소개했다. 프랑스의 생물학자 이브 파칼레는 ‘걷는 행복’에서 인간이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했을 때 일생 동안 평균 지구 22바퀴 거리를 걷는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뇌과학자 오시마 기요시는 ‘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에서 “걷기는 뇌에 좋은 자극을 전달하기 때문에 걷고 나면 상쾌해지는 것”이라며 걷기와 건강의 관계를 설명했다.

이 밖에 ‘지리산 둘레길 걷기여행’ ‘유럽의 걷고 싶은 길’ ‘산티아고 가는 길’ 등 국내외 걷기 명소를 다룬 책들도 소개됐다. 도보순례를 소재로 한 ‘우리는 걷는다’와 ‘해남 가는 길’은 걷기를 통해 극기와 협동, 배려심을 키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술가의…’ 내달 7일부터

9월 7일부터는 ‘예술가의 맨 얼굴 20선’을 시작한다. 예술가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 돈에 휘둘리는 예술가들의 현실적인 모습, 유명 예술가들의 심리 상태, 작품의 성패에 따른 흥망 등 예술가들의 일상과 그들이 겪는 명암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