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청천]「재난없는 경기도」 구호는 좋지만…

  • 입력 1997년 7월 28일 08시 11분


「우리는 도민 모두가 보다 더 쾌적하고 보다 더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지난 24일 경기도 도청광장에서는 「안전점검기동반 발대식」이 벌어졌다. 교통 산업 가스 전기 소방 응급분야 등의 안전 전문요원 90여명은 이날 「재난 없는 지역사회 창조」를 결의했다. 이날 발족된 기동반은 전문인력은 물론 4백30여점의 장비를 갖췄다 또 안전점검차량 33대를 구입해 일선 시군에 배치했다. 그러나 안전기동반의 출범을 바라보는 경기도민들의 심정은 편치만은 않다. 안전기동반 발대식 하루 전날 발견된 안양시 박달동 고가도로 교각 균열사고만 해도 그렇다. 개통된지 20일만에 어떻게 콘크리트 교각이 갈라져 붕괴위기에 놓일 수 있을까. 통철근을 써야 하는데도 끊어진 철근을 썼고 그나마 용접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니 무슨 소리인가. 감리 감독의 최종책임자인 안양시는 책임이 없단 말인가. 이런 것들에 생각이 미치면 안전기동반도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을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인구 8백50만명에 전국 제조업의 25%가 몰려있는 경기도에서는 지난 한해 교통 산업 화재 가스 등 4대 안전사고만도 6만8천7백30건이 발생해 하루 평균 2백15명이 죽거나 다쳤다. 이번 기동반 창설로 인위적 재난을 줄이고 도민들의 「안전 불감증」도 고칠수 있다면 더 바랄게 없다. 그러나 경기도 관계자들은 그에 앞서 「기본기」부터 챙겨봐야 한다. 박달동 고가도로 교각파손의 경우 도 재난상황실은 발생 1시간 훨씬 뒤에야 첫 보고를 접수해 상황파악 및 대응이 「느림보」 수준이라는 평을 들었다. 〈수원〓임구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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