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기득권 인정 못해” 서울大 “대학자율 훼손”

입력 2005-07-08 03:06수정 2009-10-08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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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의 2008학년도 대입 논술고사를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대학 측의 양보를 촉구했다.

그러나 서울대 정운찬(鄭雲燦) 총장이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교수협의회도 정부의 간섭이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나서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노 대통령은 7일 중앙 언론사 편집·보도국장과의 간담회에서 “몇몇 대학이 최고 학생을 뽑아 가는 기득권을 누리기 위해 고교 공교육을 망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라며 “대학 자율도 한계가 있고 입시제도만큼은 대학이 양보하고 국가 정책에 맞춰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1000분의 1의 수재를 뽑으려 하지 말고 100분의 1의 수재를 데려가서 잘 교육해야 한다”며 “한 줄 세우기, 서열화 정책이 아니라 대학의 특성화 정책을 통해 각기 경쟁력을 가지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입시 기본 방침이 정확히 알려지지 못해 오해를 풀고 싶다”며 “그러나 대입은 대학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고 교육인적자원부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공정하게 선발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고 강조했다.

정 총장은 여당 일각에서 거취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물러나라면 물러나겠다.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며 “대학 자율을 지키는 것이 나라와 대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종섭(李鍾燮) 서울대 입학관리본부장은 보충 설명을 통해 “서울대 입시가 특목고에 유리하다거나 통합교과형 논술고사가 본고사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확한 분석과 이해 없이 당정협의에서 입학전형 기본방향을 철회하라고 발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서울대교수협의회 장호완(張浩完) 회장은 이날 “최근 정부의 언변은 군사정권 이후 대학 자율권을 가장 심하게 훼손한 사태”라며 “정치권에서마저 대학을 좌지우지하려는 행태가 국가에 불행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도록 8일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진표(金振杓) 교육부총리는 이날 학부모 시민단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서울대의 논술고사가 본고사가 되지 않도록 8월 말까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학교생활기록부를 바탕으로 대학이 다양한 기준에 따라 학생을 선발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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