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이전 위헌]“수도권 반사이익… 집값하락 주춤할 것”

  • 입력 2004년 10월 21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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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수도 이전 추진이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그동안 충청권으로 몰렸던 사람과 자금의 흐름도 달라지게 됐다. 수도권의 주택과 토지 가격도 새로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충청권 개발이 지체되거나 중단됨에 따라 충청권을 빠져 나온 자금과 새로운 부동산 투자자금이 수도권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부동산 시장이 다시 한번 출렁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기업도시 후보지 등으로 거론되는 곳도 다시 한번 홍역을 치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부동산의 특성상 당장 큰 가격 변화는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수도권 집값 하락 멈추나=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으로 수도권 집값 하락세가 주춤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 전망이다.

수도권의 집값 하락의 원인으로 10·29 부동산안정대책을 중심으로 한 규제와 풍부한 물량 공급, 수도 이전 등이 지적돼 왔기 때문. 이번에 헌재가 내린 결정으로 수도 이전 요인은 그 영향이 크게 줄어들게 됐다.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張成洙) 연구실장은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내림세가 주춤거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헌재의 결정으로 부동산 시장에서 서울의 위상이 더욱 확고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당장 충청권에서 자금이 빠져나오지 않더라도 최소한 새로 부동산에 투자될 자금은 서울과 수도권 요지의 주택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수도 이전 중단에 따라 수도권이 얻을 반대급부는 거의 없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金鉉我) 부연구위원은 “수도 이전이 계획 단계였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주가 거의 없었던 것이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수도 이전이 중단된다면 장기적으로 수도권 주택에 대한 매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집값 하락을 주도했던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전망이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 하락은 임대주택 의무 건설을 뼈대로 한 개발이익환수제의 영향이 크기 때문.

▽수도권 토지시장에 자금 몰릴 듯=수도권 토지 시장은 다시 한번 요동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 이전 추진 이후 충청권 토지 시장으로 많은 자금이 이동한 만큼 그 반향도 클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토지거래 컨설팅업체인 JMK플래닝의 진명기 사장은 “1억원가량으로 땅 투자에 나서는 사람들이 최근 몇 년간 수도권 변두리 대신 충청권 땅에 관심을 가져 왔다”며 “수도 이전이 중단되면 이들은 다시 수도권으로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아닌 경기 용인시 남부지역이나 이천시 여주군 일대, 인천 옹진군 일대가 투기 바람에 휩싸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충청권 개발이 더디어짐에 따라 기업도시 후보지, 경기 김포 파주시 등 신도시 예정지역에 대한 관심도 상대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토지 시장의 최대 호재였던 수도 이전이 사실상 사라짐에 따라 기업도시나 신도시 건설 등 다른 호재를 찾아 추가로 이동하는 자금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건국대 부동산학과 손재영 교수는 “수도 이전은 시기를 늦춰서라도 다시 추진될 수 있기 때문에 당장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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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석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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