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끈기로 수출 성공했지만… 원하는 人材 찾기 쉽지않아”

주성원기자 입력 2014-08-11 03:00수정 2014-08-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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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기업 수출기업화 성공’ 간담회
동아일보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청이 함께 진행한 ‘내수중기를 수출기업으로’ 캠페인에 수출 중소기업 성공 사례로 소개됐던 중소기업인들이 8일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만남에서 참석자들은 업계의 애로사항과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였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 “최근 일본 엔화 가치가 원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우리 회사처럼 엔화로 대금을 결제 받는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이지홍 다이치 대표)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같은 상품을 이용해 보면 어떨까요. 특히 수출 초보기업에는 유관기관에서 보험료 일부를 지원해주는 제도도 있습니다. 환율 변동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많은 대책이 나올 겁니다.”(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정부도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지원 사업 체계가 복잡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정부의 중소기업 수출지원 사업 창구를 중소기업청 수출지원센터로 통합했습니다. 11개 지방 중기청에서 한 번에 수출에 관한 정보를 얻고 지원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한정화 중소기업청장) 》

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한국무역협회 소회의실. 수출 중소기업인들과 중기청장, 무역협회장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동아일보와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청이 공동으로 주관한 ‘내수중기를 수출기업으로’ 캠페인에 성공 사례로 소개된 기업 대표들이 참여한 ‘내수 기업의 수출기업화 성공 기업 간담회’ 현장이다.

중소기업인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과 수출 성공 경험담을 가감 없이 털어놨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과 한덕수 무역협회장은 산업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천광암 동아일보 산업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 내용을 정리한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사회=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반기(7∼12월) 한국 수출의 전망과 정부 지원 방향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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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회장=올해 세계 교역량 성장세는 지난해에 비해 둔화되는 추세다. 한국도 미국이나 유럽 지역은 괜찮지만 일본, 중국, 중남미 지역으로의 수출은 부진하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 경제의 성장과 고용이 유지되는 것은 수출 기업 덕분이다. 특히 중소, 중견기업이 선전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1∼6월) 중소, 중견기업의 수출은 지난해보다 5.2% 늘었다. 반면 대기업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 청장=중소기업청의 최우선 과제도 내수 중소기업의 수출기업화와 해외 수출 지원이다. 최근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수출 초보기업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만드는 것이다. 기업 역량을 진단해서 맞춤형으로 지원하려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인정받은 제품을 해외에서 현지화할 필요가 있다면 그것을 지원한다는 식이다. 초기 수출의 법률 장벽에 대한 자문을 해주는 것 등도 포함된다.

▽사회=수출에는 한류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실제로 한류를 수출 기회로 삼고 있는 중소기업 사례를 듣고 싶다.

▽김영규 드림콘 대표=콘택트렌즈 시장은 다국적 기업과 경쟁해야 한다. 콘택트렌즈는 시력 보정용보다는 미용 용도로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기 때문에 다국적 기업들이 유명한 연예인을 홍보에 활용한다. 우리도 걸그룹 ‘걸스데이’를 광고 모델로 기용해 동남아 쪽에서 호응이 크다. 작은 기업에서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지금은 그 덕을 상당히 보고 있다.

▽안건영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아시아 지역은 물론이고 중동에서도 한류가 좀 더 진행될 것 같다. 우리도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생각이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07년 중국과 동남아 지역에서 한류 바람이 불 때 수출을 시작해 ‘한국 피부과 의사가 처방한 화장품’으로 명성을 얻었다.)

▽사회=중소기업이 수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도 많을 것 같다.

▽이지홍 대표=중소기업은 환율 변동에 취약하다. 이에 대비하도록 도와주거나 보완해주는 정책이 생겼으면 좋겠다.

▽이명재 명정보기술 대표=중소기업이 고급 인력을 찾는 것도 문제다. 미국, 싱가포르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인재들을 찾았는데 쉽지 않았다. 퇴직 인력 풀을 활용하려고 해도 지방 중소기업이 이용하기는 어렵다.

▽전금규 패숀팩토리 대표=우리는 애완견 패션 용품을 50여 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 규모가 커지면서 수출 전문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해당 인력이 늘 부족하다. 중소기업에서 수출 실무를 익히려는 젊은이가 적다.

▽전영수 디카팩 대표=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 차이는 어쩔 수 없다. 그래도 우리 회사는 모든 직원에게 해외 연수 기회를 주고 골프 연습 비용도 지원하면서 좋은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방 중소기업이 좋은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방침이라고 생각한다.

▽한 청장=조만간 핵심인력성과보상제도가 시행될 예정이다. 중소기업이 지정한 핵심인력이 매달 납입금을 내면 이것을 기업이 낸 기여금과 합해 5년 후에 핵심인력에게 목돈을 주는 제도다. 중소기업의 인재 확보와 장기근속을 유도하기 위한 제도다. 기여금을 낸 기업에는 세금 혜택을 준다. 이런 제도를 잘 활용했으면 한다.

▽사회=업종별로도 지원을 필요로 하는 분야가 저마다 다를 것으로 보인다.

▽김진석 후스타일 대표=연구개발(R&D)에 대한 지원이 제조업 부문에 집중돼 있다. 프랜차이즈 같은 서비스 사업도 R&D 지원을 해줬으면 한다. 우리는 최근에 전기를 쓰지 않는 요거트 기계를 개발했지만 개발 과정에서 지원을 받기 어려웠다.

▽추교관 위니텍 대표=아직까지 소프트웨어 중소기업은 대기업의 하도급 업체로 인식되고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원천기술이 있는 기업들에는 집중 지원이 필요하다.

▽사회=중소기업으로서 수출 기업으로 자리 잡은 원동력은 무엇인가.

▽조재위 솔루에타 대표=우리는 전자기기의 전자파 차단 소재를 개발하는 회사다. 창업 초기에는 원재료를 구입해 가공한 뒤 대기업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했지만 점차 자체적인 소재, 즉 원재료 개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겠다고 판단했다. 열정과 시간을 들여 소재 개발에 힘썼기 때문에 지금의 성공이 있는 것 아닌가 싶다.

▽김일한 코아쥬얼리 사장=우리 제품의 경쟁력은 디자인이다. (코아쥬얼리는 보석 박을 자리를 남겨 놓는 금 장신구 제작회사다.) 시장을 선도하는 디자인을 연간 2000종 개발해 매달 해외 전시회에 선보인다. 보석상들은 같은 제품은 다시 구매하지 않는다. 늘 새로운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권동혁 예맛식품 대표=우리는 한국산 김으로서는 처음으로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에 자사 브랜드(PB)로 납품했다. 유수의 대기업들과 경쟁해 품질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한 품목에만 집중해 품질을 유지해 왔다. 코스트코는 전 세계 매장 소비자의 80%가 서양인이다. 우리는 서양인 소비자들이 김을 마치 감자칩 같은 자연 스낵으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 먹을거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사회=무역협회와 정부에서 수출 중소기업에 조언을 부탁한다.

▽한 청장=한국 중소기업들이 수출을 위한 학습 비용을 그동안 많이 치렀다.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중앙아시아 시장에서 많은 가능성을 보고 있다. 한국 중소기업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좋은 파트너, 즉 바이어를 잘 잡으면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부도 인큐베이터를 잘 만들어서 지원하겠다. 중소기업이 해외에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해외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를 통해 중소기업이 판로를 확보하는 방법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도 정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주기 바란다.

▽한 회장=정부와 협회도 기업인들과 보조를 맞추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12일 대통령 주재로 무역투자진흥회의가 있다. 금융, 소프트웨어, 교육, 의료 서비스 산업 등에 대한 지원과 규제 개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기회를 기업인들이 잘 활용해야 한다. 또 문제가 있다면 계속 지적해줬으면 한다. 협회도 정부와 협력해 경쟁적으로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겠다. 수출 중소기업이 현재 선전하고 있지만 만족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은 부가가치 10억 원당 약 9.8명을 고용한다. 대기업의 2배쯤 된다. 앞으로 많은 중소기업들이 수출기업화해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국제수지 개선과 고용 창출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정리=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최건 인턴기자 서울대 인류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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