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봉의 돈되는부동산]‘2기신도시’ 경쟁력은 과연 몇점?

  • 입력 2009년 9월 28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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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건설사들이 가을 분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분양 중인 2기 신도시 물량은 저렴한 분양가로 청약경쟁률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3.3m²당 분양가격은 평균 1000만 원에서 1300만 원 수준이다.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기 전 수도권 주요 지역 민간아파트의 분양가격이 3.3m²당 평균 1600만 원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싸게 느껴지는 가격이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분석해보면 2기 신도시 아파트 청약이나 분양권 매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기 신도시인 분당, 중동, 일산, 산본, 평촌신도시 등과 비교하면 투자가치는 떨어지고 공급 물량은 3배가 넘기 때문.

1기 신도시는 대부분 서울시청에서 20km 이내에 있다. 도심의 베드타운 성격이 강하긴 하지만 구도심에서 누리지 못했던 쾌적한 환경이 있어 주거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2기 신도시는 입지로 볼 때 블루칩으로 분류되는 판교와 위례신도시를 제외하곤 1기 신도시보다 10km 이상 외곽에 있다. 광교, 김포한강, 검단, 파주, 양주신도시는 서울의 3대 오피스 밀집지역인 종로, 중구의 도심(CBD·Central Business District), 강남, 서초구의 강남권(GBD), 영등포구 여의도(YBD)로부터 35km나 떨어진 곳에 있다. 동탄신도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 송도, 청라신도시 등도 절대거리가 먼 만큼 서울 직장인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2기 신도시를 선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렇다면 재테크를 목적으로 이들 아파트를 분양받아 2∼4년쯤 전세를 놓았다가 팔고 나오는 투자대상으로는 어떨까. 답부터 말하면 몇 가지 위험요소가 있어 이 또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위험요소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쏟아지는 엄청난 입주물량이다. 광교 3만1000채, 양주 5만8000채, 제2동탄 11만3000채 등 수도권 신도시에 공급되는 물량이 80만 채가 넘는다. 오산 세교, 고양 삼송, 남양주 별내 등 신도시 인근 택지개발지구의 입주물량도 상당하다.

두 번째는 최근 가장 관심이 큰 보금자리주택이다. 신도시처럼 잘 짜인 도시계획에 의해서 공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올 10월 분양되는 시범지구 아파트 6만 채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60만 채, 2018년까지 150만 채 공급 계획이 잡혀 있다.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가깝고 자연환경이 좋을뿐더러 분양가격이 저렴해 경쟁력이 있다.

세 번째는 이미 입주한 판교나 동탄신도시처럼 교통이나 기반시설 등 도시 인프라가 완성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분양가상한제의 직간접적 영향으로 실내 인테리어나 커뮤니티시설 등 단지 구성면에서 입주만족도가 기대치에 미달하는 것도 문제다. 결국 이들 단지를 분양가 자율화 시대의 아파트 수준으로 맞추려면 3.3m²당 200만 원가량의 추가 인테리어 공사비가 필요해 분양가격이 마냥 싸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년 봄부터는 중대형부터 순차적으로 전매제한이 풀리는 신도시 분양권이 시장에 나온다. 철저한 물량 분석 없이 청약에 들어가거나 분양권을 매입하면 몇 년 동안 시간과 금융비용의 손실만 볼 수 있다. 입주시점이 도래했을 때 층과 향, 조망권을 보고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공급 물량이 어느 정도 소진돼 수요와 공급량이 맞아지고 교통망이 완성되는 적절한 시점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봉준호 닥스플랜 대표 drbong@dakspl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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