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노블리안스]공종식/싱가포르식 엘리트 교육

  • 입력 2004년 6월 27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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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선 미국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국내 대학 수석입학보다 주목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국내에서 미국 명문대에 들어가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돈’ 문제도 있습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학비가 비싸 졸업까지 많게는 수억원이 들어갑니다. 물론 공부를 ‘탁월하게’ 잘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체로 경제적으로 ‘상당한’ 여유가 있어야 이들 대학에 다닐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점은 미국 학생들도 마찬가지이지요.

서두가 길었네요. 최근 외국 신문에서 읽었던 싱가포르의 엘리트 교육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싱가포르는 국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중 하나가 아이비리그 입시를 겨냥해 운영하는 엘리트 양성 학교입니다.

래플스주니어칼리지란 이 학교는 매년 800여명에 이르는 졸업생의 4분의 1이 미국 대학에, 그중 절반은 누구나 알아주는 명문대에 진학한답니다.

싱가포르 전역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데 학생들은 한달에 15싱가포르달러(약 1만원)만 내면 된답니다. 거의 무료인 셈이지요. 학생들은 여기에서 철저하게 미국 대학 입시를 겨냥한 교육을 받는답니다.

또 외국 대학 입시 전문가 5명이 붙어 대학 입학을 지도해준답니다. 이 때문에 래플스주니어칼리지는 미국 어느 학교보다도 아이비리그 입학생을 많이 배출한다고 합니다.

정부는 학생들이 원할 경우 미국 명문대에 합격하면 재정적인 지원을 해준답니다. 다만 별도의 계약을 하는데, 학업을 마친 뒤 반드시 싱가포르에 돌아와 6년은 정부 기관과 싱가포르 기업에서 일해야 한답니다.

철저한 경쟁을 통한 엘리트 교육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재능이 있는 개인은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국가는 유능한 인재를 선점하는 윈-윈 효과인 셈입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교육에서도 평준화 논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합리적인 엘리트 교육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종식 경제부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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