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청문회]『진짜 몸통 밝혀라』공방…洪씨『내가 몸통』

  • 입력 1997년 4월 12일 20시 05분


12일 洪仁吉(홍인길)의원을 대상으로 한 한보청문회에서 여야의원들은 홍의원의 「깃털론」을 근거로 「몸체」가 누구인지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야당의원들은 홍의원의 배후인물로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金賢哲(김현철)씨를 지목, 한보로부터의 92년 대선자금 수수여부를 따졌다. 이날 홍의원은 「동물학적 깃털론」까지 동원, 『내가 말한 깃털이란 스스로를 낮춰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자신이 바로 한보의 거액대출 배후라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金景梓(김경재)의원은 『鄭泰守(정태수)씨가 金命潤(김명윤)씨집에서 대선자금 6백억원을 전달하지 않았느냐』고 따졌으나 홍의원은 『90년 동부이촌동에서 김명윤의원집에 차마시러 갔다가 정씨를 우연히 알게 됐다』고 털어놓았으나 대선자금수수설은 일축했다. 자민련 李麟求(이인구)의원은 『정태수는 자신이 한보의 몸통이고 홍의원은 하늘이라고 했다』며 『증인은 벌거벗고 정씨에게 몸과 마음을 줬으며 심부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늘위에 「해」가 있다』며 추궁했다. 그러나 홍의원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직답을 피하면서도 『대통령의 분신인 증인이 은행장들에게 전화해 대출을 부탁하면 대통령의 분부로 생각하지 않았겠느냐』는 신문에 『그렇지 않다』고 한사코 부인했다. 홍의원은 청와대 총무수석과 경제수석이 수평적 관계임을 역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경제수석들이 단순히 증인의 부탁만으로 수천억원의 대출청탁을 했겠느냐』고 따지며 『몸통은 김영삼대통령이냐, 김현철씨냐』고 몰아붙였다. 이에대해 홍의원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해서 대출부탁을 했을 뿐』이라며 계속 자신의 잘못으로 돌렸다. 홍의원은 이날 자신이 검찰에 출두하기 전에 당시 신한국당 姜三載(강삼재)사무총장을 만나서 했다는 얘기(나는 희생양이 될 수 없다. 나는 바람이 불면 날아가는 깃털에 불과한데 주범으로 몰려 억울하다)와 변호인인 신한국당 洪準杓(홍준표)의원에게 했다는 말(홍의원이 몸통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은 모두 부인했다. 〈이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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