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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오피니언

[사설]밥그릇 지키려는 의사 총파업, 국민이 외면한다

입력 2014-01-11 03:00업데이트 2014-0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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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의로 구성된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오늘부터 1박 2일간 ‘의료제도 바로 세우기를 위한 전국의사 총파업 출정식’에 들어간다. 비대위는 다음 주 중 하루 ‘오후 휴진(休診) 투쟁’을 벌이고, 정부가 영리 자법인과 원격진료 허용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정부 방침이 국민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반대 투쟁으로 보인다.

병원이 숙박시설 등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규제 완화책은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다. 이를 의료 공공성 포기로 보기는 어렵다. 원격진료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정보통신기술(ICT) 국가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서벽지 등 제한된 분야에서의 원격진료는 환자 불편을 해소하고, 의료분야에서 단단히 잠긴 규제 빗장을 살짝 건드리는 정도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 개원의가 파업한다면 누가 공감할 것인가. 철도파업보다 더한 욕을 먹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언급했듯 규제 개혁은 일자리 창출 및 소득 4만 달러 시대로 가기 위한 방안이다. 특히 내수를 활성화하고 고급 일자리를 늘리려면 의료서비스 분야의 규제 혁파가 필수다. 동네병원이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왜곡된 수가체계 때문이다. 환자를 진료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마당에 의사윤리만 강조하며 진료에 매진하라고 하기는 어렵다. 정부도 이를 알면서 보험료 상승을 우려해 오랜 기간 수가 인상을 외면했다. 정부와 전문가, 이해관계자들이 충분한 논의를 거쳐 수가체계를 개선한다면 국민도 어느 정도 부담은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왜곡된 의료구조의 피해자는 의사가 아니라 결국 의료소비자인 국민이기 때문이다.

사설
이번 사안을 철도파업 때처럼 ‘민영화 프레임’으로 몰고 가려는 민주당의 태도는 당당하지 못하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어제 최고위원회의에서 “의료 영리화는 의료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정부가 의료 공공성을 포기한 것처럼 국민을 오도(誤導)했다. 건강보험과 급여지정 제도가 존재하는 한 의료 민영화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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