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노안, 수술 생각한다면 여러 전문가 의견 들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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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몸에서 눈만큼 노화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부위가 있을까. 40대부터 느끼게 되는 노안 증상에는 지구상 어느 누구도 예외는 없다. 수정체의 탄력 저하와 모양체 근육의 약화로 생기는 노안은 사실 일생에 걸쳐서 꾸준히 진행된다. 다만 책이나 휴대전화를 봐야 하는 거리에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할 정도로 진행되는 게 40대이기 때문에 그 무렵부터 노안 증세를 느끼는 것이다.

 가까운 곳이 잘 안보여 온 40대 환자에게 간단한 검사를 마친 후 “노안 증상입니다”라고 이야기를 할 때면 허탈하고 망연자실한 표정을 보게 된다. 100세 시대에 접어들어 노인의 기준도 65세에서 70세로 상향하자는 논의가 한창인데 40대 노안이라는 말은 ‘암 선고’만큼이나 가혹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안과학회 차원에서 노안이라는 말 대신 ‘중년안’으로 부르자는 제안도 했지만 아직 생소하다.

 노안을 극복하려는 노력은 꾸준히 있어 왔다. 눈에 좋은 음식이나 영양제를 섭취하는 것은 큰 도움이 안 되며 눈운동이나 마사지도 효과가 별로 없어 결국 돋보기를 쓰게 된다. 평소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다초점 안경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어지러워 적응을 못하는 사람도 있다.

 수술로 노안을 극복하는 기술은 꾸준히 개발되어 왔다. 그중에는 효과가 부족하거나 지속되지 못해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방법도 있지만 꾸준히 발전하여 널리 사용되는 기술들도 있다. 현재 사용되는 기술들을 간단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수술이 적용되는 부위에 따라 각막과 수정체 수술로 나뉜다.

 각막수술은 라섹(라식)을 이용한 노안교정과 각막층 사이에 인레이라는 삽입물을 넣는 방법으로 나뉘지만 두 가지는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다. 수술과정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점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한눈으로만 가까이를 보게 한다는 점이 단점이다. 수정체의 문제로 발생되는 노안을 각막에서 교정해야 하는 한계로 인해 한 눈은 먼 곳을, 반대편 눈은 가까이를 보는 데 중점을 두게 된다.

 적응이 되면 상당히 편하지만 두 눈으로 동시에 선명하게 먼 곳, 가까운 곳을 보기 어려운 점과 노안이 계속 진행됨에 따라 시력이 나중에 변할 수 있는 점도 제한점이다. 라섹을 이용한 노안교정이 오랜 기간 안전성이 검증되어 더 널리 시술되고 있다.

 수정체 수술은 백내장 수술에서 발전한 방법이다. 백내장을 수술할 때 뿌옇게 된 수정체를 맑은 인공수정체로 교체하게 되는데 다초점 기능을 갖는 인공수정체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노안 수술의 좋은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아래쪽을 볼 때만 가까이를 볼 수 있는 다초점 안경과 달리 모든 방향에서 먼 곳, 가까운 곳을 볼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성능에 변화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또 수정체가 교체되므로 추가적인 노안의 진행이나 시력 변화도 발생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두 눈이 각각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백내장 수술의 한 방법인 만큼 백내장이 있는 경우에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눈의 특성이나 인공수정체의 종류에 따라 시력이 떨어지거나 어두운 곳에서 빛이 번져 보일 수 있어 경험이 많은 전문가와 상의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최근 방송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지만 비전문가의 마구잡이 수술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고 있어 문제다. 젊은층 인구 감소로 라식 수술이 줄어 경영난에 처한 라식전문안과들이 전문의료진도 없이 백내장, 노안 분야에 뛰어들며 문제를 더 키우고 있다. 소명을 갖고 신뢰를 바탕으로 묵묵히 진료를 해온 안과의사들은 오랜 시간 쌓아온 신뢰가 무너질까 우려하고 있다.

 환자 개개인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하다. 만약 수술을 고려하고 있다면 신뢰할 만한 전문가를 찾아 제2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 광고보다는 병원과 의료진의 평판 또는 걸어온 길을 확인하는 것도 좋다. 병원을 방문하면 환자 안전 등 기본에 충실한 병원인지 둘러보고 의사는 책임감과 인성을 갖추었는지 이야기 해보자. 기술과 인성이 만나야 의술(醫術)이 인술(仁術)이 된다고 믿는다.

김균형 센트럴서울안과 안과전문의 (전 가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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