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렌트하려면 '개 이력서'를 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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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6월 1일 17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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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집 중 두 집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미국. 전세가 없는 대신 월세가 주거 형태의 주류로 자리하고 있는 미국.

집을 빌려주는 집주인은 세입자가 키우는 반려동물이 집안 곳곳을 망가뜨리거나 악취로 물들이지 않을까 걱정한다. 세입자는 반려동물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반려동물을 데리고 살 집을 구해야만 한다.

이런 배경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개 이력서다. 그런데 개 이력서는 장난으로 치면 절대 안된다. 정성껏 진실되게 써야한다. 집주인 측도 개를 워낙 잘 알기 때문에 들여야 할지 말지 이력서만 보고서도 바로 안다.

미국의 부동산사이트 리얼터닷컴(realtor.com)에 지난 4월 '실패하지 않는 펫 이력서를 쓰는 방법'이라는 글이 게시됐다.

마이너리그에서 투수로 뛰는 한 선수는 여자친구와 함께 살 집을 찾다가 마음에 딱 드는 집을 찾아냈다. 그런데 부동산에서 반려견에 대한 이력서를 원했다.

야구선수는 자기 딴에는 재미있게 쓴다는 생각에 강아지 대학교를 나왔고, 트렌치코트를 입으며 위로 올라서기 위해 다른 개에 올라타기도 한다고 적었다.

하지만 부동산 관계자는 이를 재미로 받아들이지 않았고, 그 집은 다른 사람들의 손에 넘어갔다. 부동산 관계자의 눈에는 그 개가 벽지를 충분히 훼손시킬 수 있는 습성을 가졌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이런 일이 우리 눈에는 다소 당황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점점 더 반려동물의 이력서를 요구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는게 이 글이 게시된 이유다.

펫이력서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도 있다. 펫레쥬메(PetResumes.net)이라는 곳으로 운영자인 캐시 클레인은 미국 전역에서 펫 이력서를 어떻게 써야할 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력서가 필요한 곳으로는 캘리포니아와 텍사스, 펜실베니아, 메릴랜드라는 게 그녀의 설명이다.

그녀는 개와 고양이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종류의 반려동물에 대한 이력서를 요청받고 있다. 최근에는 뱀 3마리의 이력서를 써달라는 주문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을 키우는 1인가구가 늘면서 반려동물 허용유무는 물론이고 이사시 원상복구를 놓고 분쟁이 잦아지고 있는 추세다.

부동산 중개 전문 사이트에서 그 집이 반려동물을 허용하는지 안하는지를 알 수 있는 반려동물 항목은 이제 낯선 풍경이 아니다.

개 이력서 제출까지 가기에는 섣불러 보인다. 하지만 단지 키우고 있는지 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성격에 대해서도 충분히 설명할 준비는 하고 있는게 어떨까.

아마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반려동물의 품성이라면 첫째, 배변을 잘 가리는지. 둘째는 혼자 있어도 잘 지내는지. 셋째, 주인 외에 다른 이에게 물거나 하지는 않는지가 될 듯하다.

세입자에게는 짜증나는 이야기 하나 더. 미국의 일부 집주인들은 개를 동반한 세입자 면접까지 실시한다. 그런데 세입자가 그 개를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면 집을 구하기는 물건너간다고 한다.

* 본 기사의 내용은 동아닷컴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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