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Beauty]“유전체 분석·당뇨 치료 등 연구 집중해 미래경쟁력 확보”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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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준 한독 사장 인터뷰

“미래 신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 유전체 분석 사업, 신약개발, 의료기기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놓았습니다.”

김철준 한독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독은 의약품 전문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혁신을 지향한다”며 “적절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력 강화를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기기와 유전체 분석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최근 출범한 한독칼로스메디칼도 이런 R&D 전략에 따른 성과물이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은 한독의 의료기기 연구부서로 출발했다가 성공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한국투자파트너스가 100억 원(지분 49%)을 투자해 한독의 R&D 벤처 자회사로 거듭나게 됐다.

한독칼로스메디칼이 개발한 ‘디넥스’는 약물요법으로 치료되지 않는 난치성 고혈압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기기다. 신장동맥에 카테터(가는 관)를 도달시켜 열을 가하면 신장동맥 내 교감신경이 소작돼 혈압을 떨어뜨리게 된다.

김 사장은 “그동안 의료기기는 의약품의 보조수단이나 협력자로만 인식됐지만 앞으로는 의약품과 경쟁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한독칼로스메디칼 출범이 국내 제약사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공 사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디넥스는 싱가포르에서 동물실험이 진행 중인데 1세대 제품인 미국 메드트로닉의 제품보다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체 분석도 한독이 관심을 기울이는 분야다. 한독은 유전체 분석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4P’ 전략에 두고 있다. 미래 의학이 유전체 검사를 통해 발병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예측(Predictive)하고, 이에 맞게 생활습관을 개선해 질병을 예방하는(Preventive) 방식으로 발전할 것이란 뜻이다. 또 치료 과정에서도 개인 맞춤 치료(Personalized)를 지향하고, 환자가 치료에도 동참할(Participatory)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4P의 개념을 담고 있는 유전체 분석 서비스가 ‘진케어’다. 현재 차움,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등 10여 개 안티에이징·건강검진 센터에서 서비스되고 있다.

김 사장은 “국내 몇몇 벤처기업에서도 질병 예측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개발했지만 유명 의료센터들이 진케어를 선호하는 이유는 분석 내용을 환자 실생활에 유용하도록 가이드해주는 노하우가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치료제 경쟁력 우수

최근 한독은 DPP-4 억제제(혈당 조절을 방해하는 특정 호르몬을 억제하는 치료제) 계열의 당뇨병 치료제인 ‘테넬리아’와 복합제 ‘테넬리아엠 서방정’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과거 당뇨병 간판 약품으로 연간 6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아마릴’의 뒤를 이을 제품으로 테넬리아를 꼽고 있는 것. 김 사장은 “하루에 한번 먹는 DPP-4억제제가 이미 나와 있지만 저녁이 되면 아무래도 혈당이 상승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테넬리아는 안정적으로 야간 적정 혈당을 유지케 해주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뇨병 환자는 약 3분의 1이 장기화로 인한 신장기능 저하를 보이는데 테넬리아는 신장 기능에 문제를 초래하지 않는다. 당화혈색소(장기간의 혈당관리 지표)를 7% 이하로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비율도 전체 복용환자의 70% 수준에 달해 40% 안팎에 그치는 기존 약보다 우월하다.

김 사장은 “8월 출시된 테넬리아와 이달 초 출시된 테넬리아엠이 현재 50여 개 종합병원과 3300여 병의원에 처방의약품으로 처방되고 있는 등 시장에서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차별화된 R&D로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 올려

한편 한독은 테넬리아에 이어 내년 6월에는 폐동맥고혈압치료제인 ‘옵서미트’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10월에는 중국 타스젠에 ‘지속형 성장호르몬(GX-H9)’과 ‘지속형 항체융합 단백질치료제’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해 약 2500만 달러(약 283억 원) 규모의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GX-H9는 현재 유럽에서 2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데 주사 시 통증이 없고 소량만 주사해도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자가 면역질환 치료제(항염증제)로서 인터루킨-1 억제제 ‘아나킨라’의 바이오베터(오리지널 제품보다 성능을 개선한 의약품)인 ‘HL2351’은 주당 한번 주사로 기존 약과 동등한 효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돼 최근 외국의 한 제약사가 제휴를 모색하러 찾아왔다.

이외에도 치매예방 건강식품인 울금(鬱金)에서 추출한 커큐민의 체내 흡수율을 28배로 높인 ‘울금테라큐민’도 식품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김 사장은 “회사 규모가 미국이나 유럽계 회사들에 비해 작은 국내 제약업체 현실을 감안할 때 오픈 이노베이션과 적절한 R&D 투자는 꼭 필요하다”며 “연구 인력이나 시설 등 양적 지표 늘리기보다는 한독처럼 차별성 있는 연구에 집중 투자하는 게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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