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메드] “문신 시술 부작용으로부터 벗어나기” 개성의 표현도 건강하게

  • 입력 2015년 5월 7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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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동네에 일심(一心)이라는 문신을 팔뚝에 새긴 아저씨가 있었다. 평소 당당하게 내놓고 다니던 그의 팔뚝이 언젠가부터 한여름에도 긴소매로 가려지기 시작했다. 아끼던 딸이 버젓한 대기업에 다니는 남자와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이처럼 한때 잘나갔던 시절, 호기스럽게 새겼던 문신을 후회하는 사람들도 많다. 세월이 흘러 푸르스름하게 변색되거나 문신으로 인한 피부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사가 많은 문신이지만 누구에게는 개성의 표현이고 또 누군가에는 간절한 한 올의 머리카락이 되기도 한다.

에디터 김민숙 포토그래퍼 김현진 도움말 연세모벨르 모발이식 탈모치료센터 박진모 원장


오랜 역사를 지닌 ‘문신’

문신(Tattoo, 文身)은 과거 조폭의 상징처럼 여겨져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다. 용과 뱀 문신을 한 조직폭력배가 사우나에서 손님들에게 혐오감을 주는 뉴스 보도도 많았지만, 이제 문신은 패션의 한 종류로 자리매김했다.

문신은 오래전부터 우리의 삶 가까이 있었다. 이집트의 다양한 벽화나 미라에서 문신이 지닌 주술적인 힘을 엿볼 수 있다. 원시림 부족의 몸에 새겨진 문신은 위협적인 하나의 무기가 되기도 했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문신이 형벌과 전염병 예방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고려와 조선시대에는 도둑질을 뜻하는 ‘도(盜)’라는 글자를 도둑의 이마에 흠을 내어 먹칠하여 넣었다. 연산군 때는 도망한 노비를 붙잡아 도노(달아난 사내종, 逃奴)·도비(달아난 여자종, 逃婢) 등의 글자를 새겼다.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풍습으로 강원도에서는 이마에 붉은 동그라미를 그렸다. 제주도에서는 갓난아기의 첫 나들이 때 이마와 콧등에 솥밑 검댕을 발랐다. 지나온 문신의 역사는 주술적인 힘과 건강 예방의 믿음이 있었던 것이다.

내 몸의 일부, 문신

추억과 한 때의 청춘을 아로새기는 타투는 그 종류와 의미도 제각각이다. 한 해 1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몸 일부에 타투를 새긴다. 전국적으로 분포된 타투아티스트만 해도 2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타투를 시술하는 사람과 하려는 이들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타투는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타투는 그 종류와 개성이 다 다르지만, 기하학적인 무늬를 새기는 ‘트라이벌’과 명언이나 좌우명을 숫자와 문자를 사용해 단순화한 ‘레터링 타투’가 기본이 된다. 그 외 이레즈미, 블랙&그레이, 올드스쿨&뉴스쿨, 바이오메카닉, 포토레이트, 커버업 등 다양한 타투가 존재한다.

여성은 주로 별이나 꽃 모양, 레터링 등 귀엽고 작은 모양을, 남성은 용, 호랑이 등 남성성을 상징하는 타투를 즐긴다.

내 몸의 일부에 새기는 문신은 ‘나만의 것’이라는 상징성에 따른 의미가 크다. 문신을 하려고 고민 중이라면 위생상의 문제점를 알고 시술하는 것이 현명하다. 오염된 염료의 사용이나 염료에 포함된 중금속, 일회용 바늘의 반복 사용, 비위생적 시술 환경, 미숙한 시술자 등의 문제를 가진 시술소에서 시술할 경우 여러 질병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음하는 문신

문신은 피부 진피 내에 수천 번의 바늘을 찔러 색소를 주입하여 자신만의 상징을 새기는 것이다.

반영구와 영구 문신의 차이점은 사용하는 색소의 원료 차이 및 색소를 주입하는 피부의 층에 따라 다르다. 반영구의 경우 표피층과 진피의 상부층에 색소를 주입하지만, 일반적인 문신의 경우 진피 전체에 색소를 주입하게 된다.

연세모벨르 모발이식 탈모치료센터 박진모 원장은 “반영구와 영구 문신은 색소의 양으로 영구 문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색소를 얼마나 피부에 깊게 넣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한다. 문신 시술 시 위생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이유는 피부 깊숙이 바늘을 찌르는 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주된 원인은 오염된 염료와 도구 사용이다. 문신은 박테리아에 오염된 염료와 도구로 인한 B형·C형, 매독, 에이즈(HIV) 등의 감염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B형 간염 보균자나 건선, 아토피 피부염 등의 피부 질환을 앓고 있다면 문신은 포기하는 게 현명하다.

비위생적인 곳에서 문신을 받았을 경우 알레르기 반응, 감염 반응, 육아종 등의 문제점을 예방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문신은 주사기 바늘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비의료인이 시술할 경우 불법 의료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의료법상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처벌받을 수 있다.

젊은층이 집결된 번화가 등에서 이뤄지는 문신 시술뿐만 아니라 눈썹과 아이라인 같은 반영구 문신도 비의료인이 시술할 경우 불법에 해당된다. 문신은 예술과 불법 의료 행위라는 경계에 서 있지만, 문화적인 확산 속도가 빠르다.

박진모 원장은 “문신 시술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고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의료진의 지도 및 감독이 가능한 곳에서 시술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연일 이슈가 되고 있는 문신 합법화로 인해 위생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시술자의 위생교육, 위생시설을 갖춘 시술소 등 자격을 갖춘 이에게 부여하는 국가자격증 제도를 도입하여 관리하자는 것이다. 이러한 대안이 쏟아지면서 문신 합법화를 향한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후회보다 신중하게 선택

한때 개성 만점이라고 생각했던 타투를 지우고 싶어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물놀이 시설이나 대중사우나에서 입장을 제한하는 사례도 다반사.

결혼을 앞둔 여성들이 문신을 제거하기 위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개성의 표현 수단으로 마음먹고 새겼던 문신이 시댁 어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골칫거리가 되기도 한다.

박 원장은 “흔히 여성들이 쇄골이나 어깨, 힙에 심벌 형태로 문신을 많이 하는데, 결혼 전에 이를 지우기 위해 병원을 많이 찾는다”며 “유행에 따른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고 조언한다.

문신 색상에 따른 제거 시술의 어려움도 따른다. 우리의 피부에는 레이저 빛을 흡수하는 피부 구성 성분인 발색단(chromophore)이라는 물질이 있다. 쉽게 표현하면, 멜라닌, 물, 혈액 등이다. 그래서 기미와 같은 색소는 멜라닌을, 얼굴 홍조나 모세혈관 확장증은 혈액을 중점으로 레이저가 인식하게 된다.

박 원장은 “기존의 상용화된 레이저는 주로 검정색을 인식하여 제거하게 되고 드물게 붉은색도 일부 인식을 한다”며 “색에 따라 레이저의 파장대를 다르게 적용해야 하므로 다양한 색깔로 문신한다면 추후에 제거하기가 어렵거나 불가능한 상태에 도달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문신을 할 때는 구체적인 목적성과 자신의 피부타입에 따른 시술을 해야 한다. 문신한 이후 문제가 발생했을 시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는가도 고려해야 한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욕구에 의한 문신을 원한다면 타투 스프레이나 헤나로 내 스타일에 맞는지 점검해보는 것도 좋다.

문신이 머리카락이 되다

문신은 개성의 표현이기도 하지만 눈썹이 너무 연하거나 입술과 눈의 라인을 살릴 경우 반영구 문신을 하기도 한다. 나아가 문신이 탈모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두피문신은 머리색과 탈모로 인한 빈 공간을 문신으로 채움으로써 전체적인 균형을 맞춰주는 시술법으로, 반영구적인 문신에 속한다.

박 원장은 “반영구적인 두피문신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시술이 아닌, 선택적이고 제한적인 시술로 본다”며 “모발이식을 할 수 없거나 약물이나 병원 치료로 큰 변화를 볼 수 없는 환자에게 효율적이다”고 설명한다.

두피문신은 국소 마취로 시술한 뒤 일상으로 복귀가 가능하다. 다만 땀을 많이 흘리는 운동이나 먼지가 많은 곳에서의 활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술 당일 음주와 흡연도 피해야 한다. 머리는 시술받은 이틀 후부터 흐르는 물로 감아주고, 3~4일 후부터는 두피를 문지르지 않고 샴푸 거품만을 이용해서 헹궈주는 것이 좋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취재 김민숙 기자(kss@egihu.com), 촬영 김현진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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