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모를 위한 글 I] 명절연휴, 임신부 스트레스 극복은 가족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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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2월 10일 11시 32분


박지원 산부인과 전문의

명절을 앞두고 임신부들은 많은 생각을 앞두게 된다. 어른들을 찾아 뵙고 인사도 드리고 주방일도 거들어야 하는 것이 맞는데 생각만 해도 마음의 답답함과 먼 여정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고 못 간다고 하기에는 유별나다는 소리를 듣기 쉬워 여기저기 조언을 구하는 일이 다반사이다. 사실 명절은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고 조상님들께 인사를 하는 시간임에는 틀림없지만 임신 중에는 상황적인 요소가 극대화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임신 중 스트레스는 자궁의 혈관들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공급되는 혈액과 산소의 양을 줄어들게 하는 원인이 된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가장 많은 변화가 일어나는 임신 초기에는 쉽게 피로를 느끼며, 이 외에도 두통, 불안, 우울 등의 스트레스성 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산모가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면 엄마에게서 나온 스트레스 호르몬(코티솔)이 태반을 통과해 태아에게 전달이 되어 빠르면 임신 17주부터는 태아의 뇌 발달에 잠재적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다. 내 아이, 내 손주가 똑똑하기를 바란다면 무엇보다 명절에는 임신부가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남편과 주위 가족들이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 명절증후군으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까 걱정하는 남편과 임신부를 위한 Tip

임신부는 피로감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비록 시댁 환경이 낯설더라도 낮잠을 조금씩 자게 하거나 일찍 잠자리에 들도록 하며, 누울 때는 왼쪽 옆으로 누워 혈액순환에 도움되도록 하는 등 편안한 수면을 위해 여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민족대이동이 이루어지는 시기인 만큼 이동거리가 길다면 임신부의 피로도나 스트레스적인 부분을 고려하여 이동시간, 휴식시간 등을 배치하고 산모의 상태를 중간중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임신부는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오랜 시간 서 있기, 쪼그리고 앉아 하는 일 등의 반복된 일을 줄여야 한다. 특히 입덧이 심한 임신부는 명절음식 조리 등을 통해 심한 입덧을 초래할 수 있어 음식 냄새 및 조리하는 곳은 가까이 하지 않은 것이 좋다.

하지만 배가 점점 불러 오면서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에 지나치게 활동량이 감소하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적당한 집안일을 하는 것은 괜찮다. 배 당김이 있다거나 음식냄새로 힘들 때는 남편이나 시댁식구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주방일을 하며 신체의 불편함이 있을 때는 벽에 골반까지 기대어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주방일을 하며 신체의 불편함이 있을 때는 벽에 골반까지 기대어 심호흡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명절 둘째 날, 이슬이 나왔음에도 점심 먹은 설거지까지 했던 내 친구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때의 일로 남편에게 서운함을 토로하고 있다. 임신부에게 명절 자체가 스트레스일 수 있으니 남편은 부인이니 상태를 공감하는 반려자로서 함께 하기를 바라며 임신부는 가족들의 관심어린 축복을 즐긴다는 생각으로 명절을 맞이하고 가족들과 인사를 나누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박지원 산부인과 전문의
박지원 산부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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